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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전문은행 설립…말은 좋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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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2008년 시도했다 무산…2014년 또 "인터넷 전문은행 필요"
전문가들, 설립 조건 최대 쟁점인 "금산분리 완화" 의견 분분
시중은행은 저비용 구조 긍정적…당국은 "중장기 검토사안"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말은 좋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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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최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검토할 단계가 됐다"고 언급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논의가 수면위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금융당국은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이미 금융실명제와 금산분리 재검토 목소리까지 나오는 등 금융 산업 전반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실무 차원에서 본격적인 채비를 하는 금융사는 없지만 신 위원장의 발언 이후 금융 산업 규제 개편이 빠르게 이뤄질 지 기대하는 모양새가 역력하다. 이들은 은행이 100%의 지분을 갖는 자회사 형태로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되면 온ㆍ오프라인에서 쌓아온 금융 노하우를 접목해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설립 논의' 6년마다 되풀이..이번엔 다를까 =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논쟁이 촉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2년 SK텔레콤, 롯데, 안철수연구소 등 20여개 기업들이 함께 '브이뱅크(V-Bank)'라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시도했었다. 그러나 자금 확보, 금융실명제ㆍ금산분리 등의 제도적 장벽, 정부의 미온적 태도로 무산됐다.


6년 뒤인 2008년에도 한차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이 논의됐다. 금융위가 은행법을 개정해 최저자본금 등 설립 장벽을 낮추고 금융실명제를 완화하는 등 고객을 확보할 통로를 열어주려 했던 것이다. 당시 현대스위스, 솔로몬, 한국 등 대형 저축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전제로 전산개발까지 나섰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부실 가능성, 수익성, 과다경쟁 등을 우려하며 반대했고 결국 국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14년은 대내외 환경이 달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환경이 무르익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기존 논의가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흘러가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시중은행이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저금리 장기화로 대외환경이 악화돼 저비용 구조로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고, IT기술의 발달로 기술적 제약이 해소되고 있는 점이 시중은행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통적인 은행은 수백 곳의 점포와 만 명이 넘는 인력을 운용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은 임대료와 인건비가 거의 들지 않고 클라우드 등 신기술을 이용해 고객에게 나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카카오를 선두로 한 ICT기업의 금융업 진출이 현실화된다는 점도 기존 금융사를 긴장하게 하는 요인이다.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말은 좋지만


◆3대 난제 해결..쉽지 않다=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위해서는 '최소자본금 인하' '금융실명제 완화' '금산분리 완화'의 3대 난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어느 하나 쉬운 게 없다.


금융업을 시작하기 위한 최소자본금으로 일본은 20억엔(190억원), 영국은 100만파운드(17억원), 미국은 10만달러(1억900만원)를 규정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1000억원(지방은행 250억원)으로 외국에 비해 장벽이 너무 높다. 2008년 은행법 개정 시도 때 이를 500억원까지 낮추려다 무산됐지만 이마저도 외국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은행 거래를 트기 위해 영업점을 꼭 방문하도록 한 '금융실명제'도 장벽이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공인인증서로 실명확인을 대체하거나 홍채, 지문 등 생체정보를 활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최대 쟁점은 '금산분리 완화'다. 외국의 경우 산업자본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해 특화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미국의 자동차 제조사인 GM이 설립한 인터넷은행은 오토론, 리스, 카드를 특화해 모회사와의 시너지를 강화했다. 일본도 지난 2000년 비금융기관이 은행지분을 20% 이상 소유할 수 있게 하면서 통신기업 소프트뱅크, 제조업체 소니 등이 인터넷은행을 설립한 바 있다. 때문에 소규모 인터넷전문은행의 특성화를 위해선 산업자본의 참여를 배제할 수 없다는 논리다.


전문가 의견은 분분하다. 한 금융전문가는 "외국처럼 기업이 가진 장점을 금융에 접목시키기 위해 금산분리 완화가 필요하다"며 "다만 은행도 다른 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해 형평성을 맞추면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천대중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이 금산분리를 건드릴 만큼 무게감 있는 주제는 아니다"라며 "예외 규정 등 우회적인 방법을 강구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의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논란에 대해 금융위는 관련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며 중장기 검토사안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 7월 금융규제 완화 방안의 일환으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가능성을 포함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연구결과를 토대로 제도 개선을 검토할 뜻을 밝혔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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