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수출경합도 낮아, 원·달러 환율 상승수혜 기대
미국 경기회복세로 운임료↑, 유가는↓…대외호재 겹쳐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엔저공포' 재개에 수출대형주들이 울상인 가운데 유독 해운업종은 엔저상황을 즐기며 반등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일본과의 수출경합도가 낮은 업종 특성상 엔화 가치 하락에 따른 악영향 보다는 원ㆍ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미국의 경기회복세에 따라 해운 운임비 상승, 유가 하락세 등 대외적 호재도 이어지면서 주가 반등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6일 서울외환중개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원ㆍ엔 재정환율은 999.43원을 기록, 1000원대가 다시 무너지기 시작해 지난 3일 942.61원까지 하락하는 등 단기간에 60원 가까이 빠지면서 코스피에 엔저공포 분위기가 엄습했다. 이에 수출대형주들이 직격탄을 맞고 부진하면서 코스피도 지난달 이후 1900선에 머물고 있다.
반면 이 기간 해운주들은 상승세를 이어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연중 최저가인 4720원까지 하락했던 한진해운의 주가는 지난 4일 5420원으로 14.73% 상승했고, 같은기간 대한해운의 주가도 11.17% 뛰었다.
일본과의 경합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오히려 엔화 약세로 인한 원ㆍ달러 환율 상승 수혜를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ㆍ달러 환율은 엔화가 하락세로 다시 돌아선 지난달 17일 1065.9원에서 이달 4일 1076.5원으로 10원 이상 상승했다.
주익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해운사들과 직접적인 수출 경쟁강도가 낮은 컨테이너 해운사들의 경우 엔저환경이 오히려 유리한 상황"이라며 "엔화 절하로 인한 원ㆍ달러 환율 상승은 해운사들의 영업이익과 외화환산이익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다른 수출업종들과 달리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짚었다.
미국의 경기회복과 함께 미주노선을 중심으로 한 운임 증가와 유가 하락 등 대외환경도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어 실적 성장세도 기대된다. 지난달 30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한진해운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전분기대비 194.2% 늘어난 407억원을 기록, 지난 2010년 4분기 이후 15분기만에 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수송량 기준 42%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미주노선이 경기회복과 함께 운임료 인상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유가 하락에 따라 유류비가 지속 감소하며 3분기 구입단가가 전년동기대비 톤(t)당 20달러 가량 하락해 수익성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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