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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호남고속철 ‘입찰담합’ 20개 건설사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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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낙찰 예정자 미리 정해놓고 들러리 역할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검찰이 호남고속철도 공사 입찰에 담합한 혐의(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로 대형 건설사 20곳을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서봉규)는 GS건설, 대림산업 등 대형 건설사 법인 14곳과 해당 회사의 영업담당 임원으로 근무한 1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기소된 건설사는 GS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SK건설, 대우건설, 현대건설, 두산건설, 쌍용건설, 동부건설, 삼환기업, KCC건설, 롯데건설, 한진중공업, 금호산업 등이다. 아울러 검찰은 한라건설, 코오롱건설, 경남기업, 남광토건, 삼부토건, 삼성중공업 등 6개사를 3000만∼5000만원에 각각 약식 기소했다.


이들 건설사는 2009년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발주한 호남고속철도 노반신설 공사 13개 공에 입찰을 담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리 정해놓은 예정자가 낙찰을 받고 나머지 회사는 입찰에 들러리 역할을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고속철도 건설공사는 길이 184.5㎞의 철도망을 구축하는 공사로 사업비가 8조3500억원에 달하는 공사다. 2006년부터 추진돼 올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사는 19개(최저가낙찰제 13개+대안·턴키 6개) 공구로 나눠서 발주됐다.


GS건설·대림산업·현대산업개발·SK건설·대우건설·현대건설·삼성물산 등 7개 대형건설사 관급공사 수주 담당 실무자 7명은 호남고속철 공구 발주 소식을 접하고 서울역 부근 GS건설 역전타워 레스토랑에서 만나 담합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들은 국내 건설사 21곳을 선정해 A·B·C 등 3개 그룹으로 나눈 뒤 각 그룹에 공구를 4∼5개씩 배정하고 추첨을 통해 공구를 분할 배정하는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구를 배정받은 건설사는 담합 의심을 피하고자 공사 예정금 대비 투찰가격인 낙찰률을 80% 미만으로 써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전에 공구를 배정받은 건설사들은 당시 최저가 경쟁 입찰의 평균 낙찰률 약 73%를 5%p가량 상회하는 77∼79%대의 낙찰률로 공사를 따낸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호남고속철도 공사 입찰에서 담합한 28개 건설사를 적발해 지난 7월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4355억원을 부과한 뒤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검찰은 수사를 통해 혐의가 없거나 혐의가 가벼운 곳을 뺀 21개사를 정리했고, 담합사실을 자진 신고한 삼성물산을 제외한 20개사를 사법처리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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