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B형 간염 예방접종을 위해 방북하려던 미국 국호단체가 북한이 에볼라 대응과 관련해 모든 입국 외국인들을 21일 동안 격리하기로 함에 따라 방북을 연기했다.
미국의 구호단체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의 하이디 린튼 대표는 3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 방송(VOA)에 방북 계획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린튼 대표는 "모든 입국 외국인들이 21일 동안 격리돼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북한 당국으로부터 직접 확인 받았다"면서 "업무를 시작하기도 전에 21일 동안 격리돼 있어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은 당초 4일부터 22일까지 북한을 방문해 현지 보건 관계자들에게 B형 간염 예방접종을 하는 한편, 북한 국립결핵연구소 실험실의 안정성을 검사하고 후원하고 있는 25 개 결핵 보건시설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린튼 대표는 이번 방북 계획이 취소된 것은 아니라며 외국인들에 대한 격리 조치가 철회되는 대로 방북 계획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에볼라 대응을 위한 외국인 격리 조치를 철회하는 대로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에 알려주기로 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 30일 자국에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들에 대해 21일 간 격리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조치에 따라 아프리카 등 북한이 에볼라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간주하는 나라와 지역에서 입국하는 외국인들은 북한 정부가 지정한 호텔에 21일 간 격리돼 의료진의 관찰을 받는다. 그밖의 다른 나라에서 입국한 외국인들은 북한의 초청단체가 지정한 호텔에 21일 간 격리된다.
북한 거주 외교관들과 국제 구호단체 관계자들은 북한에 입국한 경우 자체 공관 내에서 21일 동안 격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외교부에 따르면 아직 북한에서 에볼라 의심 사례는 나타나지 않았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최대 21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며, 치사율이 최고 90%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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