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3000만위안 이상 기업들이 별도 거래창구 통해 시장 참여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중국이 3000만위안(약 52억4820만원) 이상의 순자산을 가진 비금융권 기업들에 은행간 장외채권시장(CIMB·China Interbank Bond Market)을 개방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자산을 가진 비금융권 기업들도 은행들처럼 채권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시장의 역할을 키우고 그림자 금융시장도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 기관투자자 협회인 중국은행간신용교역상협회(NAFMII)는 이날 웹사이트에 지난달 17일 회의와 관련한 성명서 내용을 공개했다. NAFMII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산하 기관이다.
성명 내용에 따르면 최소 순자산 3000만위안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증권사·은행·보험사를 통해 마련한 별도의 거래 창구를 이용해 CIMB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조치는 시장 참여자들이 늘게 되고 이에 따라 채권 투자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채권을 발행하려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자금 조달 수단이 늘어나는 만큼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의 그림자 금융 시장에 대한 의존도 줄일 수 있다.
도쿄 미쓰비시 UFJ 은행의 리 위양 수석 애널리스트는 "비금융권 기관들에 시장을 개방하는 것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수요 측면에서 확장을 의미하고 이는 기업 입장에서 더 많은 자금 조달 창구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2011년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들에게 CIMB 시장을 개방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에는 불법 거래 단속에 나서는 등 규제를 강화해왔다.
이번 조치로 중국 채권 시장은 또 한 번 성장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 현재 유통되는 채권 규모는 지난 5년간 두 배로 커져 현재 28억2700만달러에 이른다. 이 중 93%의 거래가 CIMB에서 이뤄진다. 올해 3분기까지 중국의 채권 발행 규모는 3분기까지 4조7400억위안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행 규모는 4조5200억위안이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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