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6경기서 4할5푼 맹타…엔트리 탈락 위기 넘고 팀 복덩이로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프로야구 LG의 외국인타자 브래드 스나이더(32)가 심상찮다. 정규리그(37경기 타율 0.210 4홈런 17타점) 때의 초라한 성적과 기복 있는 타격은 옛 말이다. NC와의 준플레이오프 포함 포스트시즌 성적은 여섯 경기 타율 0.455(22타수 10안타) 2홈런 5타점 6득점. 특히 2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8회초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2루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포스트시즌 들어 달라진 점은 볼카운트 승부와 정확성이다. 볼과 유인구를 참아내면서 상대 투수의 긴장도를 높이고, 공을 맞히는 순간에는 최대한 정확하고 간결한 스윙에 집중한다. 부진할 때 나왔던 큰 스윙에서 기름기를 뺐다. 그러면서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는 지체 없이 방망이를 돌린다.
2차전 8회초 2타점 2루타를 칠 때도 볼카운트 2B-2S에서 넥센 조상우(20)가 던진 5구째에 방망이를 냈다. 무사 만루에서 앞선 이병규(31ㆍ등번호 7번)와 이진영(34)에 연이어 밀어내기 볼넷을 준 조상우의 심리를 잘 파악했다. 마운드에 오른 류영수 투수코치(69)와 대화한 뒤 고집한 몸 쪽 직구의 패턴을 놓치지 않았다. 김무관 LG 타격코치(59)는 "정규리그 후반부터 큰 것을 의식하기보다 정확하게 쳐보자고 반복해 주문했다"며 "순간적인 힘과 방망이를 돌리는 속도가 좋아 얼마든지 장타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스나이더는 포스트시즌 내내 6번 타순과 중견수에서 뛰며 공격과 수비에서 팀 공헌도가 높다. 염경엽 넥센 감독(46)도 LG 타선에서 연결고리를 하는 선수로 내야수 정성훈(34ㆍ1번 타자), 포수 최경철(34ㆍ8번 타자)과 함께 스나이더를 꼽았다. 염 감독은 "(스나이더가) 타격감이 좋은 중심타선 바로 뒤에 나오다 보니 더 집중력 있는 승부를 한다"며 "무조건 잡고 가야 한다"고 했다.
수비에서는 박용택(35)의 체력 부담을 줄여준다. 박용택은 중견수 수비를 스나이더에 맡기고 3번 지명타자로 타격에만 집중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여섯 경기에서 타율 0.385(26타수 10안타) 2홈런 6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했다. 양상문 LG 감독(53)은 "(스나이더가) 타구 판단과 공을 쫓아가는 움직임 등은 정상급"이라며 "팀으로서는 일석이조의 효과"라고 했다.
스나이더는 플레이오프 3차전을 하루 앞둔 29일 평소와 같이 훈련했다. 쌀쌀한 날씨에 몸이 굳지 않도록 몇 차례 타격훈련과 달리기, 공 주고받기 등으로 몸 상태를 유지했다. 특히 타격훈련에서는 방망이를 잡은 두 손을 좀 더 몸 쪽으로 붙인 가운데 스윙을 했다. 스윙이 커지지 않기 위해서다. 김 코치는 "스윙을 바꾸면서 타구의 질과 속도가 빨라졌다"며 "지금의 감각을 시리즈 끝까지 잘 이어가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넥센과 LG의 플레이오프 3ㆍ4차전은 30일과 31일 오후 6시 30분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스나이더는 "잠실구장이 커서 그런지 더 편하다"며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서 어떤 경기를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스나이더는 2002년 볼스테이트대학교의 미드아메리칸콘퍼런스 결승행을 주도했다. 2004년 싱글A+ 킹스턴 인디언스에서 캐롤라이나리그 우승, 2005년 더블A 아크론 에어로스에서 이스턴리그 우승에 일조하기도 했다.
3차전 상대할 넥센의 선발은 왼손투수 오재영(29)이다. 스나이더는 올 시즌 오른손투수에게 타율 0.196(51타수 10안타) 3홈런 9타점을 기록한 반면 왼손투수에게는 0.239(46타수 11안타) 1홈런 8타점을 올렸다. 오재영을 상대로는 2타수 1안타.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