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부터 적자인 '사파이어테크놀로지' 등에 투자…투자금 손실 우려 커져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국민연금이 올해 해외주식 부문에서 극히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선 수년간 적자를 기록한 상장사에 투자해 투자금 손실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달 사파이어테크놀로지 주식 41만1261주(5.03%)를 보유해 지분율이 5%를 넘었다고 신규 보고했다.
문제는 사파이어테크놀로지가 지난 2012년부터 적자를 지속한 회사라는 점이다. 이 회사는 연결 기준 2012년과 2013년 각각 252억3400만원, 275억3700만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영업이익 적자 규모가 28억3900만원에 달했다.
사파이어테크놀로지 주가도 하락세다. 전일 종가기준 국민연금이 이 회사 지분을 추가 매입해 지분율을 5% 이상으로 끌어올린 지난달 1일 대비 58%나 빠졌다. 이달 들어서는 29% 하락했다.
당초 이 회사는 애플 수혜주로 꼽혔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사파이어 글라스'가 애플의 아이폰6에 탑재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그러나 애플은 아이폰6에 이 회사 제품을 채택하지 않았고 주가도 내림세를 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기업의 성장성만 보고 주식투자를 하기보다 재무구조도 함께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사파이어 글라스 업체들이 전반적으로 적자상황이라 한계기업들이 나오고 있는데 사파이어테크놀로지는 타사 대비 수율이 높아 가격 경쟁력이 있어 생존할 확률이 높고, 애플 워치에 사파이어 글라스가 적용되며 웨어러블 시장에서 매출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턴어라운드를 기대하는 투자는 리스크가 높아 실적을 확인하고 투자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공적 성격을 지닌 국민연금이 너무 재무적으로 위험한 회사에 투자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국민연금은 사파이어테크놀로지 외에도 적자를 지속하거나 적자전환한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중공업, 케이씨코트렐(KC코트렐), 지투알(GⅡR) 등이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사파이어테크놀로지의 경우 위탁운용 대상 종목으로 포트폴리오 구성은 전적으로 운용사 재량에 달려 있다"며 "위탁 운용사들이 투자를 어떻게 하는지는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 주식투자 수익률은 7월말 기준 3.6%로 시장대비 0.7%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또 해외 주식 수익률은 1.6%로 국내 주식 수익률의 절반이 채 안 되는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의 경우 해외 주식 수익률이 21.3%로 국내 주식(2.9%)의 7배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상황이 급반전된 것이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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