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OCI·롯데케미칼 등 대내외 악재에 찬밥 신세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자산운용사들의 화학주 물량 털이가 거세지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에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해 종목 편입 여력이 커졌지만 중국 실적 부진 등 악재가 겹치면서 발을 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이 지난달 19일부터 전날까지 15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가는 동안 코스피시장에서 사들인 주식은 총 9962억원 어치다. 이 기간 가장 많이 산 종목은 NAVER(2059억원), SK텔레콤(1095억원), KT&G(794억원) 순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운용사들은 LG화학(602억원), OCI(321억원), 롯데케미칼(304억원) 등 화학주를 팔아치웠다. 이들 종목은 삼성전자에 이어 투신권 순매도 상위 종목 2~4위에 포진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화학주의 경우 3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에 불안한 중국 수출입 데이터까지 더해지면서 자산운용사들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운용사들은 하반기 뿐 아니라 내년 실적까지 예상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 불안하고 성장성이 떨어지는 업종을 피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최근 화학 업종은 부진한 업황이 지속되며 주가 하락의 쓴 맛을 보고 있다. 이희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점점 더 확산됨에 따라 정유, 순수화학 업황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듯하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국제유가가 연일 하락을 거듭하는 것도 운용사들이 화학주에서 손을 떼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국내주식형펀드는 자금 유입세에도 연초 후 -2.56%, 이달 들어 -2.59%의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형주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피가 2000선을 밑돌면서 저가매수성 자금이 들어오고는 있지만 대내외 악재에 상황이 그리 녹록지 않다"며 "모바일 플랫폼에 경쟁력을 가진 NAVER 등 전망이 밝은 종목들을 주로 포트폴리오에 담으려 한다"고 말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