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 신고금액 43%만 실제 투자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최근 5년간 신고된 외국인투자 가운데 절반가량인 약 297억달러가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올해 외국인투자로 170억달러를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실제 투자로 이행되는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김상훈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2009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 외국인투자 신고금액 690억5800만달러 가운데 도착금액은 393억400만달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기업이 투자를 유보하고 있거나 포기한 금액은 전체 신고금액 가운데 43.1%인 297억54000만달러에 달하는 상황이다. 5년간 원-달러 환율 평균치인 달러당 1152원을 기준으로 한화 약 34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연도별로 외국인투자 신고금액 대비 도착금액 비율은 2009년 58%에서 이듬해인 2010년 41%로 크게 낮아졌다. 그러나 2011년 48%, 2012년 65%, 2013년 67%로 만회하는 양상을 띄고 있다. 유럽발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외국인투자 신고금액은 130억68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54억3600만달러만 실제 투자로 이어졌다.
특히 수도권보다 지방으로 신고된 외국인투자가 이행률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인투자 가운데 지역을 정하지 않은 투자를 제외한 600억200만달러 가운데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외국인투자 도착금액 비율은 각각 79%, 67%, 58%로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반면 지방 가운데 부산 광주 강원 전남·북 경남·북 제주 등 7곳은 도착금액 비율이 전국 평균 이하로 나타났다.
어느 지역으로 투자했는지 알 수 없는 외국인투자도 전체 투자의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돼, 정부가 외국인투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962년 외국인투자를 처음으로 허용한 이후 올 상반기까지 외국인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3만606개 외국인업체가 투자를 이행했으며 투자금액은 1478억3400만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어느 지역에 투자됐는지 알 수 없는 외국인 투자 업체는 1만3598개(45%), 투자금액은 722억달러(49%)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현재 국내 외투의 실상은 거의 절반에 가까운 투자기업들이 우리나라를 떠나고 있다는 것"이라며 "지역 편향적인 외국인투자가 개선되지 않고 수도권 위주로 이뤄지면서 지역의 외국인투자는 실패할 가능성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한편 신고금액은 외국인이 국내에 얼마만큼의 투자를 하겠다고 신고한 금액을 뜻하며, 도착금액은 외국인이 신고한 금액 중 실제 투자로 이루어진 금액을 말한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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