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남태희(24·레퀴야SC)가 울리 슈틸리케 신임 감독(60·독일)의 데뷔 경기에서 맹활약하며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남태희는 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축구대표팀 친선경기에서 1골을 기록하며 2-0 승리에 일조했다. 전반 32분 이용(28·울산)이 오른쪽 측면에서 낮게 밀어준 패스를 넘어지며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쐐기 골을 넣었다.
남태희는 득점뿐 아니라 경기 운영 면에서도 합격점을 받기 충분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그는 전방으로 향하는 날카로운 침투패스로 동료들의 기회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전반 43분에는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조영철(25·카타르SC)에게 허를 찌르는 패스를 연결해 득점을 이끌어냈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아쉬움을 삼켰다.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며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빈 그는 후반 32분 이명주(24·알 아인)와 교체돼 이날 활약을 마쳤다.
남태희에게 슈틸리케 감독의 부임은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을 의미한다. 2010년부터 카타르 알 아라비와 알 샤일라 지휘봉을 잡았던 슈틸리케 감독은 남태희와 가까운 곳에서 거주하며 훈련장과 경기장에서 성실하게 임하는 그의 모습을 눈여겨봤다. 한국에 온 뒤 가진 취임 기자회견에서도 남태희의 이름을 언급하며 "경기장 밖에서도 규율 잡힌 모습을 보고 한국행을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멤버로 활약하며 승승장구하던 남태희는 브라질월드컵 최종 명단에서 탈락한 뒤 소속팀에 집중하며 절치부심했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과 함께 태극마크를 다시 달게 된 그는 "감독님이 좋은 평가를 해주신 점은 긍정적이다. 꾸준히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가진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날 선보인 모습은 향후 대표팀의 주축 선수로 발돋움하는 것은 물론 주전경쟁의 지형도를 바꿀 수 있는 의미 있는 활약이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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