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삼성전자와 백혈병 문제로 협상해 온 가족대책위원회가 교섭을 중재해 줄 조정위원장으로 김지형 전 대법관을 추천했다.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는 8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한 9차 협상에서 조정위원장으로 김 전 대법관을 임명하기로 합의했다.
김 전 대법관은 법원내 손꼽히는 노동법 권위자로 알려졌다. ‘노동법해설’, ‘근로기준법해설’ 등 노동법 관련 단행본 및 많은 논문을 저술하며 진보적인 법률해석으로 주목 받기도 했다.
특히 해외연수 후 3년간 퇴직하지 않는다는 근로조건은 근로자의 이직을 막기 위한 것으로 법적효력이 없다는 판결과 환경미화원의 가족수당을 평균임금 산정시 제외한 것은 부당하다는 등 근로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판결을 내놓기도 했다.
이밖에 공무원들이 징수 편의를 위해 영업자 지위를 승계하려는 업주에게 전업주의 체납세금을 대납하도록 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는 판결로 공권력 행사에 제동을 걸었다.
가대위는 김 전 대법관의 추전 배경으로 “대법관 재임 중 약자와 소수자를 대변하는 판결 사례들이 많이 나왔다”며 “퇴임 후에도 일반 법조인으로의 업무 외 사회적인 문제들을 다루면서 자본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전 대법관은 조정위원장 자리를 사실상 수락한 상태로 총 3명의 조정위원회 중 나머지 2명은 김 전 대법관이 선임권을 갖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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