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기획재정위원회는 7일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제가 실제 물가의 오차가 확대돼 사실상 실효성을 잃은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은행은 2013~2015년 물가상승률 목표치 2.5~3.5%를 제시했다. 하지만 2012년11월(1.6%)부터 지난 9월(1.1%)까지 23개월째 1%대 안팎을 지속하고 있다.
이만우 의원은 "물가 목표가 오랫동안 하한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은에서 이에 대한 책임감을 통감해야 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물가안정목표 상한선을 없애거나 다른 대안을 검토해야 하지 않겠냐고도 했다.
이한구 의원도 "물가안정목표제가 목표레인지 안에 들어가야 되는 건지 아닌지 (한은이) 확실히 밝힐 필요가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중간에 다시 3년을 설정해 조정하고 발표하면 것도 있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박원석 의원은 "한은이 물가안정목표이 달성여부를 판단하지 않겠다는 것은 최소한의 책임지지 않겠다는 무책임한 결정"이라면서 "물가안정목표제가 유효하지 않다면 개선을 하고 목표 미달성에 대해 국민들에 사과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주열 총재는 "(현재의 물가안정목표가 설정됐던) 2년 전과 비해 구조적 변화가 있었다. 물가목표에 미달한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물가목표가 목표에 미달하긴 하지만 물가목표에 집착해 통화정책을 할 수는 없다"며 "경직적으로 대응하면 가계부채 확대 등의 부작용이 있다"고 말했다.
한은의 독립성도 도마에 올랐다.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호주에서 와인을 마셨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와인과 함께 한은 독립성을 마셔버린 것 아니냐. 한은의 독립성이 흔들린다는 평가가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은행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이 낮고 여성 비율이 다른 기관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되기도 했다.
신계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도 지적사항으로 나와 있었는데 주로 권력기관들이 장애인의무고용제를 소홀히한다"면서 "한은이 장애인의무고용제에 특별히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피감기관에서 간부급으로 이렇게 여성이 안나오는 경우는 처음 봤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총재는 "채용되는 직원 기준으로 40% 정도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면서 "10년 후만 되면 많은 여성직원들이 들어와 앞으로는 많이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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