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남자 농구대표팀이 12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3일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 경기에서 이란을 79-77로 물리쳤다. 2002년 부산대회 이후 12년 만에 금메달을 따며 여자 대표팀과 함께 사상 첫 동반 우승을 이뤘다. 여자 농구는 전날 중국과 결승에서 70-61으로 이겼다.
대표팀은 최근 네 차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세 차례 우승한 이란의 독주를 끈끈한 조직력으로 저지했다. 특히 미국프로농구(NBA) 출신의 간판 센터 하메드 하다디를 14득점 6리바운드로 묶었다. 김종규, 오세근, 이종현, 김주성 등이 활발한 움직임과 협력 수비로 하다디를 강하게 압박했다.
공격에서는 문태종이 선봉에서 제 몫을 했다. 19분35초를 뛰며 3점슛 세 개 포함 19점을 넣었다. 김종규와 조성민도 각각 17점과 16점을 넣으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란은 모함마드사마드 니카바라미가 30득점으로 고군분투했지만 승부를 뒤집기에 역부족했다. 하다디와 마디 캄라니(10점) 등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컨디션이 저조했다.
대표팀은 조성민의 3점슛 등을 앞세워 1쿼터를 25-16으로 앞섰지만 2쿼터부터 시소게임을 했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니카바라미의 연속 득점에 전반 종료 5분여를 남기고 27-30 역전을 허용했다.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계속된 협력수비로 하다디로부터 파울과 실책을 유도했고, 계속된 자유투 기회를 살려 다시 승부를 뒤집었다.
전반을 42-36으로 앞선 대표팀은 3쿼터에서 다소 고전했다. 오세근이 네 번째 반칙으로 퇴장 위기에 몰리면서 골밑 수비가 다소 헐거워졌다. 하다디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과감한 골밑 돌파와 외곽으로의 패스로 효과적인 공격 찬스를 만들었다. 대표팀은 3점슛으로 맞불을 놓았다. 문태종이 연달아 두 개를 꽂으며 가까스로 분위기를 살렸다. 그러나 이란의 지역 방어에 거듭 공격 흐름이 깨져 58-61로 뒤진 채 4쿼터를 맞았다.
대표팀은 4쿼터 초반 오세근이 5반칙 퇴장을 당하면서 수비 조직력이 크게 흔들렸다. 조성민의 3점슛과 양희종의 팁인 슛에 이은 바스켓카운트 성공으로 64-63 재역전을 이뤘지만, 하다디에게 거듭 골밑슛을 내줘 종료 1분여를 남기고 5점차로 뒤졌다.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양동근의 3점슛으로 추격에 불을 붙였고, 김종규가 종료 36초를 남기고 역전 바스켓 카운트를 이끌어냈다. 가까스로 76-75의 리드를 잡은 대표팀은 이어진 수비에서 김종규가 몸을 날리면서 공격권을 빼앗아 사실상 승기를 굳혔다. 문태종이 상대의 반칙 작전에 흔들리지 않고 자유투 4개 가운데 3개를 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