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외무장관 회담 뒤 기자회견서 "북한 핵,한반도 부정적 영향"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과 러시아가 북핵 6자회담 재개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모스크바 방문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혀 주목된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의 압박을 받고 있는 러시아는 외교 돌파구로 북한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이 러시아를 방문할 경우 양국관계는 더욱더 긴밀해질 전망이다.
러시아를 방문한 북한의 리수용 외무상이 1일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만나 북핵 6자회담 등 상호 관심사에 관해 논의했다.
두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모스크바 시내 외무부 영빈관에서 오찬을 겸해 약 2시간30분 동안 회담을 가졌다.
라브로프 장관은 회담 뒤 가진 브리핑에서 리 외무상과 북핵 6자회담 재개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와 북한의 입장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6자회담 참가국이 한반도에서 과격한 행보를 자제하고 대결적 경향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 러시아와 북한 간 양자 관계와 한반도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러시아는 핵 문제와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관련 결의를 당사국들이 철저히 준수하고 이행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6자회담 재개와 관련된 상황에 너무 많은 대결적 요소가 개입하고 있기 때문에 회담 재개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모든 당사국이 극단적인 행보를 자제하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는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의 기본 목표와 원칙에 근거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해 필요한 여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김정은의 방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북한과 러시아 간 고위급 인사 교환도 가능하다고 밝혔으며 한반도 종단철도와 시베리아 횡단철도 연결 사업이 성공하면 남북 간 전력선 연결과 한국으로의 러시아 전력 수출 등 한국과 북한, 러시아 3국 간 사업들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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