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법인 직원의 95%, 고객 78%가 현지인
2025년 톱5 외자은행 목표 영업망 확대
[베이징(중국)=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하나은행의 중국법인은 현재 18년만의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1996년 중국에 첫발을 내디딘 하나은행은 2007년에는 더욱 현지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베이징에 현지 법인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이후 중국 내 우량 외자은행으로 발전을 거듭했고, 올해 현지에서 외환은행과의 통합이 추진되면서 또 한 차례 도약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노홍균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경영지원부 본부장은 "통합 작업은 현지 금융당국의 예비 인가가 지난 8월에 승인됐다"며 "예비 인가 후 6개월 이내, 연기하더라도 9개월 안에 합병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는 본인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2014년 5월 말을 기준으로 중국에 20개 분행과 지행 등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에서 외환은행과의 통합을 통해 자본금 약 50억위안, 중국 내 12개 지역ㆍ30개 점포망을 가진 법인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된다. 노 본부장은 "외환은행과의 통합을 바탕으로 중장기적으로 2025년까지 중국 내 톱 5 외자은행 자리에 올려놓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연계 영업과 점포 확대, 현지화한 상품 개발 등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외환은행과 합친 규모가 중국에 진출해 있는 42개 외자은행 중 16위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10년 동안 상당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는 하나은행의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하나은행은 중국법인 직원의 95%를 중국인으로 채웠고 이사회 의장격인 동사장도 현지인이며, 부행장 2명도 중국인으로 선임했다. 여기에 중국 은행산업의 관행을 알고 중국 현지직원들과 심도 있는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중국 금융전문가가 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하나은행에 근무하는 임직원이 중국법인으로 전출가는 경우 다른 은행과 달리 완전히 퇴사하고 중국으로 옮기도록 하고 있다.
2010년에는 중국 길림은행에 3억1600만달러 규모의 지분을 투자해 동북3성 지역의 전략적 파트너를 확보하기도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차별화할 수 있는 점으로 다른 은행들이 가지 않는 동북3성 등에 먼저 진출해 지역을 선점한 것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를 통해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는 올해 5월말 기준 총자산 232억9000만위안, 당기순이익 6600만위안, 예대비율 64.27%, 고정이하여신비율 0.57%를 기록했다. 예수금 역시 192억위안으로 설립 이후 급성장하고 있다.
또 기업ㆍ개인 고객 중에서 중국계 고객들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2007년 말만 해도 예수금과 대출금에서 중국계 고객의 비중은 각각 10.6%, 19.8%에 불과했지만 2014년 5월말 기준으로 각각 55.3%, 78.1%로 확대된 것이다. 하나은행은 앞으로 외환은행과의 통합 이후에도 중소기업 금융, 소매 금융 등을 중점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신성철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신사업추진부 부장은 "현지에서는 인가 등의 문제와 비용 등으로 인해 지점을 늘려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빠른 시간에 전략적으로 현지화 하는 방법으로는 거시적인 차원에서 인수합병도 있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IT를 활용하는 것이 주효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이르면 올해 말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 중 최초로 스마트폰 뱅킹 플랫폼을 오픈할 계획도 세웠다. 신 부장은 "수준 높은 개인금융 서비스와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금융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중국)=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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