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미국도 원전 4배" 전세계로 부는 원전 열풍[AK라디오]

시계아이콘02분 51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2050년까지 300기 추가건설 전망
가격·공사기간 경쟁력 높은 한국 원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50년까지 미국의 원자력 발전 용량을 현재보다 4배 이상 늘리겠다고 발표하며 관련 행정명령 4건에 서명했다. 이는 중국이 지난해 말까지 신규 원전 44기 승인을 추진하는 것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30년까지 10기의 원전을 건설하겠다고 공언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친환경·탈원전 정책의 대표지역으로 여겨졌던 유럽에서도 원전 건설 바람이 불고 있어, 전 세계적인 '원전 르네상스'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원전 확대 행정명령은 단순한 기술 지원을 넘어 규제 혁파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그동안 최소 2~3년 이상 걸렸던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신규 원전 환경평가를 18개월 이내로 단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기존 평가 기간을 절반 이상 줄이는 것으로, 원전 건설 속도를 대폭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현재 실험 중인 신규 원자로 시험 운영과 관련된 규제도 모두 완화할 예정이다. 또한 2030년까지 미국 내에서 설계 단계를 완료한 신규 원전 10기를 무조건 완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폐쇄된 원전의 재가동, 기존 원전의 전력 생산 증대, 핵연료 공급망 개선 방안도 행정명령에 포함됐다.


미국 에너지부는 120일 이내에 미국 내 농축우라늄 생산 증대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시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전을 "매우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산업"이라고 평가하며, 비과학적인 위험성 논란으로 뒤처진 미국 원전 사업을 부흥시키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를 '원자력 르네상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미중 원전 패권 경쟁 본격화발표된 원전 확대 목표대로라면 미국은 2050년까지 신규 원전을 약 300기 정도 더 건설해야 한다. 현재 전 세계 국가별 가동 원전 수를 보면 미국이 94기로 1위, 중국과 프랑스가 각각 57기로 2위, 러시아가 36기로 3위, 한국이 26기로 4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도 원전 4배" 전세계로 부는 원전 열풍[AK라디오] AP연합뉴스
AD

문제는 중국이 현재 신축 중인 원전이 44기나 된다는 점이다. 2030년까지 중국이 이를 완공하면 총 101기가 되어 미국의 94기를 넘어서게 된다. 이는 미국이 농축우라늄 생산이나 핵 관련 분야에서 중국에 뒤처질 수 있다는 안보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형 원전 10기를 2030년 내에 무조건 건설하겠다고 서두르는 배경이기도 하다.


유럽, 탈원전에서 원전 재도입으로 180도 전환유럽은 그동안 탈원전 기조의 성지로 여겨져 왔다. 특히 구소련 시절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 이후 원전에 대한 반감이 컸다. 직격탄을 맞은 벨라루스의 경우 현재도 국토의 50% 이상이 출입금지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로 후유증이 크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탈원전 기조가 180도 바뀌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유럽 에너지 생산의 30%를 차지하던 가스터빈 발전이 어려워졌다. 값싼 러시아산 가스 수입이 대러 제재로 중단되면서 전력 부족이 심화된 것이다.


더욱이 풍력·태양광 발전량도 크게 줄어들었다. 유럽 지역의 신재생에너지 전력 비중이 47%에 달했지만, 기상이변으로 풍력 발전을 위한 바람이 예년 대비 크게 줄어들었고, 흐린 날이 많아지면서 태양광 발전량도 급감했다. 유럽 최대 신재생에너지 국가인 독일의 경우 2022~2023년 풍력 발전량이 예년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져 "원전이 없으면 안 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 유일하게 원전을 주력으로 사용하는 프랑스만이 전력 수출이 가능할 정도로 전력을 생산하고 있어, 서유럽과 동유럽 대부분 국가들이 프랑스로부터 전력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 한수원과 최근 원전 계약을 맺은 체코뿐만 아니라 폴란드, 오스트리아 등 동유럽 국가들과 이탈리아, 스페인, 덴마크 등 많은 나라에서 원전 재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도 원전 4배" 전세계로 부는 원전 열풍[AK라디오]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의 에너지연구과학컴퓨팅센터(NERSC)의 데이터센터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전 세계 원전 건설 붐의 또 다른 배경에는 AI 기술 발전에 따른 전력 사용량 급증이 있다. 전 세계 생성형 AI 운용을 위해 세워진 데이터센터들의 전력 사용량은 2020년 250테라와트시(TWh)에서 지난해 500테라와트시를 넘어 2배 증가했다. 2026년에는 1000테라와트시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다. 정전이나 전력 차단 시 데이터 손실이 엄청나게 발생하기 때문에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보다는 화력발전이나 원전이 유리하다. 하지만 화력발전은 탄소 배출이 많아 많은 국가들이 원전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향후에는 저전력으로 운용 가능한 AI 기술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사람의 뇌세포를 연구해 AI와 연계하는 세포결합 AI 기술이 연구 중인데, 사람의 뇌는 시간당 20와트 정도만 소모되기 때문에 이를 모방한 생체기술 결합 AI가 개발되면 전력 소비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런 기술 발전에는 수십 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어, 그 전까지는 원전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은 한국에게 엄청난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2050년까지 300기 정도의 원전을 추가 건설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국 기업들만으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어 결국 한국 기업들과의 연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 세계에서 원전 수출이 가능한 기술력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한국 등 5개국뿐이다. 그런데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및 유럽과의 관계 악화로 해외 수주길이 막힌 상황이어서, 결국 한국·미국·프랑스의 3파전 구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체코 원전 수주에서도 한국 한수원,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전력공사(EDF) 3곳이 각축전을 벌이다 한수원이 최종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프랑스 측과 법적 분쟁이 남아 있지만 한국 측이 계약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현지 전망이 나오고 있다.


AD

동유럽과 서유럽 할 것 없이 대부분 국가들이 원전 재도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3파전이 전개되더라도 용량 자체가 워낙 많아 한국으로의 수주가 많이 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유럽 국가들은 EDF보다 가격이 싸고 공사 기간도 빠른 한국 원전을 선호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원전 수출이 한국에게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정치권에서도 원전 사업을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가 예상된다. 후보들 간 다른 입장을 보이더라도 결국 수출 원전에 대해서는 지지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이경도 PD lgd012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