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에 끼우고 클럽에 끼우는 GPS측정기 "스트레스 조절 모자도?"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골프도 웨어러블 기기 열풍이다.
요즈음에는 손목에 찬 시계, 선 없는 이어폰처럼 몸에 달라붙는 기기들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대신한다. 바로 웨어러블(wearable) 기기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손목시계형 거리측정기가 무겁고 휴대도 불편한 망원경 모양의 대체 품목으로 인기가 급등하고 있고, 장갑에 꽂는 초소형 스윙분석기와 스트레스를 조절해주는 아이포커스 밴드 등 첨단 웨어러블 기기가 속속 출현하고 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열리는 골프장 드라이빙레인지에는 첨단 기기들이 수시로 등장한다. 스윙 분석은 물론 감정지수까지 체크할 정도다. 최첨단 정보기술(IT)이 골프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 셈이다. 구글과 제프 등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술이 동력이다.
그래엄 맥도웰(북아일랜드)과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심지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까지 애용하는 '게임골프'가 대표적이다. 초경량 GPS추적장치다. 골프채 그립 끝에 빨간색의 디스크 형태의 이 기계를 꽂으면 된다. 모든 샷에 대해 비거리를 비롯해 방향, 페어웨이 안착과 그린적중 여부 등 다양한 데이터가 산출된다. 퍼터 끝에 꽂힌 디스크는 홀 당 퍼트 수까지 기록한다.
데이터는 서버로 보내져 컴퓨터나 아이폰, 아이패드를 통해 볼 수 있다. 이미 55개국에서 사용되고 있고, 8만건의 라운드 수와 6000만 건의 샷 데이터가 시스템에 저장된 상태다. 맥도웰은 "조사결과를 보면 정말 대단하다"며 "내 게임을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전 세계에서 공유할 수도 있다"고 감탄했다. 웨스트우드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활용했다.
제프골프다. 국내에도 이미 소개된 초소형 스윙분석기다. 장갑 손등의 벨크로 부분에 장착하면 끝이다. 브렌든 스틸(미국)을 포함해 많은 선수들이 착용하고 다닌다. 6.3g에 불과해 가볍다는 것도 매력이다. 1초에 1000가지 데이터를 기록해 3차원으로 스윙을 측정하고 분석한다. 데이터는 역시 PC나 스마트폰으로 전송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구동된다. 360도의 입체적인 화면으로 보여줘 이해하기도 쉽다. 헤드스피드와 스윙 템포, 경로 등을 측정해 이상적인 데이터와 비교 분석해 주는 방식이다.
'구글 글래스'도 있다. 게임골프나 제프골프 등과 같이 데이터를 추출하지만 안경으로 착용한다는 점이 독특하다. '페덱스컵 챔프' 빌리 호셸과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 등이 지난해부터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따로 볼 필요도 없이 샷을 하자마자 스윙 분석 내용을 안경에서 볼 수 있다.
'아이포커스 밴드'는 모자 형태다. 감정적인 스트레스 레벨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결정적인 순간 샷 기술보다 멘털이 좌우한다는 점에 중점을 뒀다. 선수들의 경우 그동안 스포츠심리학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왔던 부분이다. 3개의 센서로 두뇌 트레이닝도 가능하다. 제이슨 데이(호주)가 연초 AT&T내셔널과 액센추어매치플레이를 연거푸 제패해 효과를 입증했다.
데이는 "편안한 상태인 아침과 저녁에 이 기기를 사용한 뒤 코스 안에서도 똑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연습장에서 감정을 조절한다"고 했다. 감정도 연습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밖에 걷는 걸음 수와 칼로리 소모량 등을 측정해 주는 '피트비트' 등도 시선을 끈다. 존 맥가이어 액티브마인드 CEO는 "지금의 기술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앞으로 3년 이내에 더욱 획기적인 기기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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