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이용하기, 샤프트로 수평 재기 등 프로들의 퍼팅라인 읽는 법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손가락 사이로 도대체 뭐가 보이지?"
세계랭킹 2위 애덤 스콧(호주)은 그린에서 종종 손가락 몇 개를 들어 올리고 홀을 겨냥한 자세를 취한다. 당연히 퍼팅 라인을 정확하게 읽기 위해서다. 이른바 '에임포인트 익스프레스'라는 기법이다. 어떤 선수들은 퍼터를 들어 수평을 재기도 하고, 또 어떤 선수는 아예 바닥에 바짝 엎드려 라인을 읽는다. 투어선수들의 퍼팅 라인 읽는 법을 다 모아봤다.
▲ "손가락으로 어떻게?"= 스콧이 지난해 퍼팅으로 줄인 타수(스트로크 게인드 퍼팅)는 0.001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전체 103위에 불과했다. 지난 3월 새로운 기법을 도입한 이후에는 그러나 26위(0.368타)로 급등했다.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다. 스콧 역시 "퍼팅 라인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생기면서 자신감까지 더해졌다"며 "퍼팅이 엄청나게 좋아졌다"고 했다.
마크 브로디 미국 콜롬비아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선수들의 퍼팅 미스 가운데 40%는 라인, 40%는 방향, 나머지 20%는 거리 측정 실수였다. 결과적으로 판독 오류, 퍼터 헤드가 움직이기도 전에 이미 실패한 셈이다. 브로디 교수가 스콧의 방법에 주목한 까닭이다. 스테이시 루이스(미국)가 사용하고 있는 '오리지널 에임포인트 시스템' 보다 더욱 단순화한 버전이다.
이름은 어렵지만 방법은 간단하다. 발 감각을 토대로 홀까지의 경사를 0~7단계로 정한다. 한쪽 끝 손가락은 홀 중앙을 겨냥하고 경사 단계만큼 손가락을 하나씩 더 펼친다. 홀을 겨냥한 손가락의 끝 지점은 바로 타깃이다. 공이 휘어지는 변곡점을 찾아낸다. "오리지널만큼 정확하지는 않지만 단순해서 오히려 성공률이 높다"는 평가다. 장하나(22)와 김하늘(26ㆍ이상 비씨카드) 등 국내 선수들도 애용한다.
▲ '터널과 퍼터 추' 만들기 =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모자를 구부리거나 이마 위에 그늘을 만드는 것처럼 시야를 줄이는 방법을 선호한다. 소위 '터널 효과'다. "주변의 사물이 보이지 않아 공과 홀 사이의 경로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고 실제 미세한 굴곡을 감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복잡하지 않아 아마추어골퍼들도 당장 실전에서 사용해볼만 하다.
카밀로 비예가스(스페인)는 지면에 엎드려 라인을 읽는 독특한 자세가 트레이드마크다. '스파이더맨'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당연히 몸을 낮출수록 경사가 더 정확히 보인다. 잔디결을 더해 스트로크 세기를 결정한다. 아마추어골퍼들은 대부분 무시하지만 빠른 그린에서는 잔디결의 영향도 크다. 순결(홀 쪽으로)이면 공이 더 빨리 구르고, 역결이면 느려진다.
캐리 웹(호주)은 김효주가 우승한 에비앙챔피언십에서 퍼터를 들어 수평을 재는 방법으로 시선을 끌었다. 퍼터 그립을 잡고 퍼터 헤드가 아래쪽으로 가도록 늘어뜨려 추를 만든다. 한쪽 눈을 감고 헤드 쪽 샤프트를 공과 홀의 연장선상에 놓는다. 홀이 샤프트 왼쪽에 있는지 오른쪽에 있는지 확인하면 끝이다. 샤프트가 왼쪽에 있으면 왼쪽 경사, 오른쪽에 있으면 반대쪽 경사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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