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생 파워'와 '86년생 스토리텔링', 국내 무대의 새로운 '흥행카드'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95년생 '특급루키 3인방' vs 86년생 '인간극장 트리오'
국내 프로골프투어에 '동갑내기 열풍'이 불고 있다. 먼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특급루키 3인방'이다. 고진영과 김민선, 백규정이 신인왕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국가대표 시절부터 절친했던 사이다. 모두 1995년생, 만 19세다. 한국프로골프투어(KGT)에서는 반면 1986년생 트리오가 시즌 초반부터 뜨거운 상금왕 경쟁을 계속하고 있다. 이기상과 박준원, 김승혁, 이른바 '28세 3인방'이다.
▲ "95년생 파워"= 고진영과 백규정, 김민선은 김효주(19)와 함께 국가대표를 지낸 '블루칩'이다. 백규정과 김민선은 특히 2012년 김효주와 함께 세계아마추어선수권 금메달을 합작했다. 김효주가 그해 한국과 일본, 대만의 프로대회를 줄줄이 제패하면서 일찌감치 프로로 전향했지만 고진영을 포함한 나머지 3명은 지난해 2, 3부 투어를 거쳐 올해서야 KLPGA투어에 진출했다.
경기장 밖에서는 여전히 장난기 가득한 친구 사이다. 고진영은 "대회가 끝나면 항상 셋이 모여 스트레스를 함께 푼다"며 "친구들이 있어 투어 생활이 더욱 즐겁다"고 했다. 필드에서는 당연히 엄연한 라이벌 관계다. 사실 백규정은 이미 간판스타급이다. 4월 세인트나인에서의 첫 우승에 이어 6월 롯데칸타타에서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고진영은 지난 17일 끝난 넵스마스터피스에서 드디어 KLPGA투어 첫 우승을 일궈냈다. 김민선만 아직 무관이다. 하지만 신인왕 포인트에서는 박빙이다. 고진영(1535점)에 이어 2위(1356점), 3위 백규정(1320점)보다 오히려 더 순위가 더 높다. '내셔널타이틀' 한국여자오픈 1, 2라운드에서는 3명이 같은 조로 편성되는 등 '흥행카드'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다.
▲ "86년생의 스토리 텔링"= 이기상과 박준원, 김승혁은 코리안투어 '스토리텔링'의 주역들이다. 먼저 이기상이다. 2009년 동부화재매치플레이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선수다. 지난 5월 4년6개월 만에, 그것도 먼싱웨어매치플레이에서 통산 2승째를 수확해 '매치플레이의 제왕'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매 라운드 역대 우승자들을 상대해야 하는 불운한 대진표도 화제가 됐다. 2011년 챔프 홍순상(33ㆍSK텔레콤)과 디펜딩챔프 김도훈(25), 2012년 챔프 김대현(26ㆍ캘러웨이) 등을 차례로 물리쳤고, 시상식에서는 동갑내기 여자친구 곽보경씨에게 프러포즈까지 곁들여 빅뉴스를 만들었다. 오는 11월22일 웨딩마치를 울린다. 현재 상금랭킹 2위(2억7690만원)다.
'49전 50기'의 주인공 박준원은 2006년 11월 프로에 데뷔해 무려 7년6개월 만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집념의 사나이'다.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공동 3위에 올라 시즌 출발이 좋았고 바로 이어진 매경오픈에서 기어코 정상을 정복했다. 이후 해피니스오픈과 KPGA선수권에서 '톱 10'에 진입하는 등 꾸준히 우승경쟁을 펼치며 상금랭킹 3위(2억7620만원)에 포진했다.
김승혁(28)은 '양수진의 남자'로 유명세를 탔다. 5월 SK텔레콤오픈 최종 4라운드 18번홀에서 극적인 우승버디로 '거물' 김경태(28)를 격침시켰다. 2005년 투어에 합류해 오랫동안 '무명의 설움'을 겪었지만 이어진 보성CC클래식에서 공동 3위에 오르는 등 화려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SK텔레콤오픈 우승 직후 KLPGA투어 간판스타 양수진(23)과의 교제사실을 고백했다. 상금랭킹 4위(2억4800만원)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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