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낱말의 습격]옳고 그름과 시비(是非) 걸기(166)

시계아이콘읽는 시간21초

우린 옳고 그름이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옳은 것이 진짜 옳은지 그른 것이 진짜 그른지 따지는 것은 싫어한다. 오죽하면 단순히 '옳고 그름'이란 뜻을 가진 시비(是非)란 말이, 시비거는 험상궂은 말이 되었겠는가.


옳은 것은 늘 옳지는 않고, 옳은 것은 오직 옳다고 본 그 관점 안에서만 옳다는 점을 상기하는 일은, 상대방의 다른 생각을 그른 생각으로만 보려는 마음을 붙잡아준다.

내가 옳지 않을지도 모른다,와 당신이 그르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그 유예와 여유만이 논쟁을 가능하게 하고 토론의 진전을 가능하게 한다.


내 시(是)처럼 보이는 것을 옹호하기 위해 상대편의 비(非)처럼 보이는 것을 압살하는 일이, 정의가 아니라 때로 돌이킬 수 없는 우행과 오만이라는 것. 오늘 문득 그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든다.


'낱말의 습격' 처음부터 다시보기


이상국 편집에디터, 스토리연구소장 isomi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