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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공시'놓고 4개 부처 장관 '긴급회동'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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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반쪽 전락 우려…규개위 분리공시 빼기로 개선권고
법제처 '위법소지있다' 유권해석 결정적 영향 미친 듯
다음달 단통법 시행되도 불법 보조금 완전히 사라지기는 어려울 수도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10일, 최경환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서울 시내 모처에서 긴급 회동을 가졌다.

12일 예정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에 분리공시제를 포함할지 여부에 대한 규제개혁위원회 규제심사를 앞두고 부처간 이견을 조율하기 위해서였다. 분리공시란 사업자가 보조금을 공시할 때 이동통신사의 지원금과 제조사의 장려금을 별도로 표시해야 하는 규정이다.


방통위와 미래부는 소비자가 보조금 출처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이통업계의 과도한 보조금 경쟁이 완화된다며 분리공시 도입을 추진해왔다. 온라인 등에서 단말기를 자체 구입한 소비자에게 이통사 지원금만큼의 요금 할인을 해주는 '분리요금제'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간 불법 보조금 철퇴를 혼자 짊어졌던 이통사들도 분리공시 도입에 찬성했다.

하지만 국내 최대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삼성전자가 "마케팅 비용 등 영업비밀이 고스란히 노출된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기재부와 산자부 등 경제부처도 삼성 편을 들고 나서면서 이 문제는 부처 간 갈등으로 비화됐다.


결국 이날 회동은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넘기는 것으로 결론지으며 아무런 성과없이 끝났다. 이에 12일 예정됐던 규개위의 규제심사도 19일로 미뤄졌다. 하지만 부처간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면서 24일로 재차 연기됐다. 분리공시가 단통법에서 빠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 것도 이때문이다.


이날 열린 규제개혁위원회는 결국 분리공시를 단통법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수정안을 권고했다. 법제처가 이날 제출한 '단통법의 고시안에 분리공시 항목을 넣을 땐 상위법인 단통법과 배치, 위법소지가 있다'는 유권해석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규제개혁위는 총리실 산하 대통령직속기구로 행정기관이 제정하는 고시 또는 시행령 등 규제성 법안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해 시정을 권고할 수 있다. 규개위가 분리공시제 철회권고를 내리면 내달 단통법시행에서 이 제도는 사라지게 된다.


단통법 고시안은 미래창조과학부 5개, 방송통신위원회 6개 등 총 11개다. 분리공시를 제외한 나머지 안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단말기 보조금 차별 금지와 요금할인 선택제 등의 내용을 담은 단통법은 지난 2013년 5월 처음 발의돼 1년 만인 지난 5월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10월1일 시행으로 입법 예고됐다. 분리공시는 보조금 공시제도 내용이 포함된 '지원금 공시 및 게시 방법 등에 관한 세부 기준'에 새롭게 포함된 내용이다. 제조사들은 당초 원안에 넣지 않고 향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던 부분을 미래부와 방통위가 무리하게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분리공시는 제조사의 장려금에 대한 공시가 아니라 보조금에 대한 공시로 장려금까지 공시를 하게 되면 법을 개정해야 된다"고 말했다. 결국 전체 보조금을 구성하는 이동통신사 지원금과 제조사 장려금을 따로 공시하는 '분리공시제도'가 무산되면서 반쪽짜리 단통법 시행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10월1일부터 단통법이 시행되더라도 단말기 가격이나 보조금에 대한 투명성 확보, 불법 보조금 대란이 완전히 사라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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