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강형철 감독이 ‘타짜-신의 손’(이하 ‘타짜2’)으로 또 한번 흥행 홈런을 쳤다. 15일 7만2143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 중이다. 어느덧 누적 관객수도 300만을 훌쩍 넘었다. 개봉 시기 아시아경제와 만난 강 감독은 무엇보다 배우들에 대한 애정이 넘쳐났다. 그가 말하는 ‘타짜2’의 또 다른 주인공 이경영, 오정세, 김인권에 대해 들어봤다.
◆영화계의 보물, 이경영
이경영 선배는 ‘써니’ 때 처음 만났다. 모실 때 솔직히 ‘해주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 한 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너무 흔쾌히 출연해 줬다. 다들 알겠지만 이경영 선배는 한국 영화 최고의 스타였다. 그의 연기 영역은 내가 디렉션할 영역을 넘어가 있다. 그가 연기를 하면 카메라 앞에서 장난치지 않는 이상은 한번에 ‘오케이’다. 목소리도 너무 멋지다. 게다가 귀엽고 엉뚱한 매력도 있다. 눈빛도 장난 아니다. 영화계의 보물 같다.
◆치명적인 매력, 오정세
오정세의 매력에 빠지면 헤어나질 못한다. 사실 그는 수다도 많고 좀 아줌마스럽다. 하하, 오정세가 연기하는 걸 보면 내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 같다. 대본을 바꾸지도 않으면서 정확하게 연기한다. 배우가 혼자 대사를 바꿔서 하는 것도 의외성에서 좋지만, 있는 대본에 맞춰서 정확하게 고급 연기를 하는 것 역시 대단하다. 기회가 되면 오정세를 주인공으로 영화를 찍어보고 싶다. 그런 큰 배우를 너무 작은 역할을 줬다. 오정세 만세!
◆겸손의 아이콘, 김인권
사실 김인권은 타 작품에서 주인공도 하고 그랬지 않나. 그는 ‘겸손왕’, 겸손의 아이콘이다. 인격도 훌륭하다. 그래서 더 사랑받는 배우다. 너무 배우의 크기에 비해 작은 역을 줬다. 하지만 김인권이 역을 크게 만들어 줬다. 그가 아니었다면 영화의 마무리와 시작이 약했을 거다. 극중 미나와 대길 사이에 내려와서 서 있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을 몇 날 몇 일 찍었다. 그런데 김인권이 자리를 잘못 잡아서 계속 서 있어야 했다. 우리가 불편할까봐 자신은 ‘공부하는 중’이라며 괜찮다고 하더라. 진짜 ‘착한 배우상’이란 게 있다면 김인권이 계속 탈 것 같다.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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