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이동국(35·전북)이 센추리클럽(국가대표 100경기 이상 출전) 가입을 자축하는 멀티 골로 침체된 한국 축구에 희망을 불어넣었다.
이동국은 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친선경기에서 두 골을 몰아치며 3-1 역전승을 이끌었다. 4-1-2-3 전형의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1-1로 맞선 후반 7분 역전골로 축포를 쐈다. 오른쪽에서 김민우(24·사간 도스)가 올린 코너킥을 헤딩슛으로 연결해 그물을 흔들었다. 후반 18분에는 이명주(24·알 아인)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공을 상대 수비수가 잘못 걷어내자 골대 앞에서 통쾌한 오른발 슈팅으로 쐐기 골까지 성공시켰다. 경기 최우수선수(MOM)도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이동국에게는 의미가 남다른 경기였다. 지난해 6월 18일 이란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0-1 패) 이후 1년 3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그는 이날 출전으로 국가대표 100경기를 채웠다. 차범근(61·121경기), 홍명보(45·136경기), 황선홍(46·103경기), 유상철(43·122경기), 김태영(43·105경기), 이운재(41·132경기), 이영표(37·124경기), 박지성(33·100경기)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아홉 번째 센추리클럽 가입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의 부진한 성적으로 신뢰를 잃은 대표팀이 절치부심해 팬들 앞에서는 첫 경기. 맏형으로 대표팀에 복귀한 이동국은 전반부터 상대 진영에서 적극적인 몸싸움과 동료들을 활용한 연계 플레이에 초점을 맞춰 스트라이커로서 임무에 충실했다. 전반 20분 골키퍼 김진현(27·세레소 오사카)의 볼 처리 실수로 선제골을 허용한 대표팀은 12분 뒤 이명주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이후 선수들은 몸을 날린 태클을 마다하지 않고 달라진 경기력을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오름세를 탄 분위기에서 나온 이동국의 연속골은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는데 일조했다. 제 몫을 해낸 이동국은 후반 32분 관중석을 가득 채운 3만4천456명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이근호(29·상주)에게 바통을 넘겼다.
임시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코치(44)의 지휘 아래 공격적인 축구로 희망을 선사하겠다던 대표팀은 이날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두 골차 승리를 거두며 약속을 지켰다. 대표팀은 8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우루과이와 두 번째 친선경기를 한다. 차기 사령탑인 울리 슈틸리케 감독(60)도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지켜볼 계획이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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