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14일 오전 10시 30분 한국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공항으로 영접 나온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 한국인에게 보내는 첫 메시지를 던졌다. 교황이 준비해온 메시지는 이날 오후 있을 청와대 연설에서 차분히 공개될 것이지만 세월호 희생자들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는 뜻을 공항에서 전했다.
◆朴대통령, 스페인어로 인삿말 건네
비행기에서 내린 프란치스코 교황은 계단 밑에 기다리고 있던 박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현장에 있던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Bienvenido a Corea)"라는 인사를 스페인어로 건넸다. 그러자 교황은 "기쁩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도 많은 한국인분들이 계십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박 대통령 : (이하 우리말로) 교황님을 모시게 돼서 온 국민이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황 : 네. 저도 기쁘게 생각합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도 많은 한국인이 있습니다.
박 대통령 : 이번 방한을 계기로 우리 국민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전해지고 분단과 대립의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의 새시대가 열리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교황 :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박 대통령 : 감사합니다. 짧은 방한이지만 편안한 일정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교황 :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베풀어 주신 많은 배려들 느끼고 있고….
이어 교황은 최종현 의전장의 소개로 한국 측 인사들과 인사를 나눴다. 제일 먼저 윤병세 외교부장관과 악수한 뒤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인사했다. 교황은 정부 관계자들과의 인사가 끝난 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탈북자 등과도 만났다. 교황은 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에게 "희생자들의 아픔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교황은 인사를 마친 뒤 준비된 소형차 '쏘울'을 타고 숙소인 주한교황청 대사관으로 이동했다. 교황의 차가 출발하기에 앞서 박 대통령은 다시 스페인어로 "이따 뵙겠습니다(Nos vemos luego)"라고 말했다. 교황의 소형차 뒤로 수십 대의 검은 경호차량이 따랐고 박 대통령은 전용 헬기를 타고 청와대로 돌아왔다.
박 대통령과 교황은 이날 오후 3시 45분 열리는 청와대 공식환영식에서 다시 만난다. 이어 양 정상 간 면담, 연설 등 일정을 이어간다. 교황은 이날 저녁 한국주교단과도 만난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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