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13일 러시아가 일본과 영유권 갈등을 벌이고 있는 쿠릴열도에서 군사훈련을 시작한데 대해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외무성이 러시아에 대해 엄중하게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12일 러시아가 실효 지배중인 쿠릴열도에 배치된 1000여명의 병력과 무인기를 비롯한 100여대의 군 장비, 태평양함대를 동원해 대대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일본은 지난 1855년 제정 러시아와 체결한 조약을 근거로 북방 4개 섬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쿠릴열도가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따라 합법적으로 러시아에 귀속됐다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최근 일본이 '북방영토'라고 주장하는 쿠릴열도에 지대공 미사일 ‘토르-M2’와 ‘수호이 35’ 전투기와 같은 신형 장비 배치를 추진하는 등, 아베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개인적인 신뢰관계를 쌓아가는 가운데도 군비증강은 착실히 진행해 왔다.
특히 블라디보스토크의 태평양 함대에 프랑스에서 수입하는 미스트랄급 강습양륙함 1척을 배치하는 계획은 쿠릴열도 방위를 강하게 의식한 것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에토로후토와 구나시리토에는 2016년까지 병사용 숙소와 오락시설 등 150개 이상의 군 관계 시설을 정비하는 등 열악한 병영시설을 근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베는 북방영토에 대해서는 영유권을 주장하면서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제도에 대해서는 일본이 실효지배하고 있다며 '분쟁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라는 중국측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
아베는 또 한국이 실효지배 중인 독도를 일본령 '다케시마'라고 주장하며 분쟁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며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
아베는 '실효지배' 논리를 자기에게 필요할 때, 유리하게 적용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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