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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 봉기 이라크, '총리 갈등'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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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이어 EU도 군사지원 논의 예정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수니파 반군의 공격을 받고 있는 이라크 정부가 총리 지명을 놓고 권력다툼을 벌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새 총리 지명을 반겼지만 현 총리인 알말리키 총리 세력이 반발하고 있어 이라크 정국은 더 혼돈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라크의 푸아드 마숨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시아파 정치인인 하이데르 알아바디 현 국회부의장을 새 총리로 공식 지명했다.

마숨 대통령은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알아바디 총리 지명자가 새 통합정부를 구성해 이라크 국민을 보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이에 대해 누리 알말리키 현 총리는 자신이 이끄는 법치연합이 원내 최대 정파이므로 헌법상 자신이 총리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말리키 총리는 이날 “우리는 헌법 위반을 거부한다”며 “미국이 헌법 위반을 뒷받침했다”고 비난했다. 이날 이라크 연방최고법원도 원내 최대 정파가 알말리키 총리의 법치연합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다.

알말리키 총리는 2006년 취임한 이래 수니파 차별정책으로 수니파 반군의 봉기를 야기했다는 비판과 함께 국내외에서 퇴진 압력을 받아왔다.


미국도 알말리키 총리의 퇴진을 요구해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새 총리 지명에 따라 이라크는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마숨 대통령과의 전화회담을 통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이라크 정치권이 중요한 길목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알아바디 총리 지명자는 마숨 대통령으로부터 정부 구성을 요청받은 직후 국영방송을 통해 “우리 모두 이라크에서 벌어지는 테러단체를 척결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며 국민 통합을 촉구했다. 바그다드에서 태어난 알아바디 총리 지명자는 올해 62세로 영국 맨체스터 대학 박사 출신으로 현재 제1국회부의장을 맡고 있다.


이라크 의회권력은 시아파와 수니파, 쿠르드 세력이 분점하고 있다. 미군이 2003년 침공한 이후 암묵적인 합의에 따라 대통령은 쿠르드계가, 총리는 시아파가, 국회의장은 수니파가 각각 맡아왔다.


총리 지명을 둘러싼 정쟁은 이라크 시아파 정치세력의 연합체인 국민연대 내부 갈등으로 표출됐다. 국민연대에는 알말리키 총리의 법치연합과 알무와틴 연합, 알아흐라르 블록 등이 참여하고 있다.


법치연합은 의석 328석 중 가장 많은 92석을 차지했다며 원내 최대 정파이므로 알말리키가 계속 총리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아파 정치세력은 국민연대가 대표성을 지닌다고 반박한다. 국민연대는 마숨 대통령의 지명에 앞서 알아바디 부의장을 차기 총리로 추대했다.


알아바디 총리 지명자는 앞으로 30일 안에 새 정부를 구성해 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지난 4월 말 총선을 치른 이라크 정치권은 석 달이 넘도록 차기 정부를 구성하지 못한 상태다.


한편 이라크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미국의 공습이 계속되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은 이라크 내 소수민족인 쿠르드족에 대한 지원을 논의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EU는 12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대표자 회의를 열어 쿠르드군에 대한 무기지원 등 이라크 사태 긴급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이번 회의는 프랑스 로랑 파비위스 외무장관의 제안에 따라 열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참가자들은 이라크 북부지역의 야지디족 난민 구호와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 군대에 대한 지원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이라크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개입에는 반대하지만 위기 해결을 위해 EU가 쿠르드군에 대한 무기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주도하고 있다.


쿠드르족은 미국이 지원한 무기 등에 힘입어 전날 KRG 수도 에르빌에서 45km 떨어진 마크무르, 그와이르 등 2개 마을을 탈환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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