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정부가 11일 북측에 2차 고위급 접촉을 제안했다. 정부는 이번 고위급접촉 제안에서 추석 계기 이산가족상봉 문제를 비롯한 쌍방의 관심사항을 논의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이에 따라 북한이 금강산 관광 재개와 5·24조치 해제를 의제로 제시할 경우 이 문제도 논의할 방침이다.정부는 이에 대해 입장을 정리하고 있어 양측이 합의할 경우 금강산 관광재개와 5·24조치해제도 급물을 살 탈 가능성도 없지 않다.
◆11일 오전 9시 10분께 고위급 접촉 제안=정부는 11일 오전 김규현 수석대표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 북한 측에 제2차 남북고위급접촉 개최를 제의했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회담 개최 일자는 회담준비에 필요한 기간 등을 고려해 19일을 제시했으며, 북한 측에 편리한 날짜가 있다면 제시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회담 장소는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 각으로 할 것을 제의했다.
우리 측은 이번 고위급접촉에서 추석 계기 이산가족상봉 문제를 비롯한 쌍방의 관심사항을 논의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정부 당국자는 고위급 접촉 제의 이유에 대해 "지난 2월12일 1차 접촉 때 2차 회의 개최와 관련해 쌍방이 필요할 때 개최하도록 협의됐다"면서 "이번 접촉 제의는 그것에 따라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차 고위급 접촉에서 우리 측 수석대표는 1차 접촉 때와 마찬 가지로 김규현 수석대표가 맡을 예정이다.
이 당국자는 "우리 측은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여러 가지 안건이 있고 북한 측도 우리한테 할 얘기가 많을 것"이라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19일로 제안한 이유=정부가 고위급 접촉 날짜를 19일로 제안한 것은 여러 가지를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우선 교황이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가는 날이 18일이라는 점을 감안했다. 교황 방문의 모멘텀을 활용해 남북관계 개선을 시도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정부는 그러나 날짜에 대해서는 유연한 입장이다. 북한이 이 날 접촉하기 어렵다면 다른 날을 정해달라고 제의해놓았기 때문에 접촉 날짜는 유동적이다.
◆추석계기 이산상봉 늦어도 10월초=남북은 지난 2월 1차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설계기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해 북한 금강산에서 남북 이산 가족이 만나 이산에 따른 아픔을 달랬다.
이번에 추석계기 이산가족 상봉에 남북이 합의하면 이산가족 선정 등 준비 절차를 감안하면 이르면 9월 말 늦어도 10월초면 상봉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이산상봉은 통상 합의하고 나서 최소 두 달 정도 걸린다"면서 "압축해서 하면 6주 정도면 가능하다"며 이르면 9월 말, 늦어도 10월 초 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강산 관광 재개와 5·24해제도 논의한다=정부 당국자는 이번에 고위급 접촉을 제의하면서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고위급 접촉 제안에서 '쌍방의 관심사항'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북한이 그동안 금강산 관광 재개와 5·24조치 해제를 줄기차게 해온 만큼 이번에 접촉이 이뤄진다면 이 문제를 들고 나올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정부 당국자는 "쌍방 관심사를 논의하자고 한 만큼 이 문제가 제기되면 우리 입장을 정해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당국자는 "쌍방 관심 있는 모든 의제를 논의하자고 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토론해서 오해할 수 있는 부분 설명할 수 있어 관심사항을 폭넓게 의논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여러가지 회담을 논의한다고 해서 회담 결과를 긍정적이라는 것은 아니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으며 회담을 앞두고 있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의제는 밝히지 않았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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