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개발해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금속기판에 직접 그래핀을 전사하는 기술이 개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연구팀은 11일 금속기판에 형성된 그래핀을 원하는 기판으로 직접 전사(轉寫)하는 획기적 기술을 개발해 그래핀의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 그래핀이란 탄소 원자 1개 두께로 이뤄진 얇은 막으로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면서도 뛰어난 탄성을 가진다. 구부릴 수 있는 디스플레이나 전자종이, 착용식 컴퓨터 등 미래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별도의 처리 없이 그래핀을 원하는 기판에 전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사된 그래핀은 손상이 거의 없다. 금속판도 재사용이 가능하며 시간과 비용이 매우 적게 들어 그래핀을 기반으로 하는 기술의 실용화에 큰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핀을 이용해 실용적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센티미터(㎝) 이상 크기의 고품질 그래핀을 화학기상증착법(CVD)을 이용해 합성하고 이것을 원하는 기판 위에 전사시키는 기술이 필요하다. 기존 전사 방법은 원자 한 개 층으로 이뤄진 매우 얇은 그래핀이 뭉치면서 접혀지거나 찢어지지 않도록 얇은 폴리머층을 입히고 금속판을 녹여낸 후에 이를 다시 원하는 기판에 옮긴 후 얇은 폴리머층을 제거하는 방법을 사용해왔다.
이 때문에 그래핀을 전사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고 그래핀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발생된 불순물이나 그래핀 손상으로 인해 응용품의 성능이 떨어져 상용화로 가는데 큰 걸림돌이 됐다. 연구팀은 금속판 위에 있는 그래핀에 열, 전기장, 기계적 압력을 이용해 기판을 강하게 부착해 그래핀과 기판과의 접착력을 금속판과의 접착력 보다 높게 만들었다. 이후 기계적으로 뜯어내는 단순한 방법으로 그래핀을 원하는 기판에 전사했으며 특히 PET, PDMS, 유리와 같은 다양한 기판에 직접 전사하는데 성공했다.
기존의 전사방법에 비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였고 불순물 생성이나 그래핀 손상도 거의 없다. 또 기존의 전사방법은 전사한 후에도 그래핀과 전사된 기판 사이의 접착력이 낮은 문제가 있었는데 이번 기술에서는 전사된 후 그래핀이 기판에 매우 강하게 접착돼 있으며 기계적 탈부착은 물론 높은 온도·습도 환경에서도 매우 안정된 특성을 보여주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글로벌프론티어사업(나노기반소프트일렉트로닉스연구단(조길원 단장))의 지원으로 한창수 교수(고려대 기계공학과)팀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기계연구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이뤄졌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wm(Advanced Materials) 최신호 7월17일자(논문명:Ultraconformal Contact Transfer of Monolayer Graphene on Metal to Various Substrates)에 실렸다.
한창수 교수는 "그래핀의 상용화와 다양한 제품에의 응용을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문제에 대해 하나의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그래핀 응용제품뿐만 아니라 새로운 2차원 나노소재의 전사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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