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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계, 교황 집전 광화문 시복식 '방호벽' 논란‥진화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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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방호벽이라는 말 대신 '안전 펜스'라고 써달라. 행사장 주변에 설치하는 안전펜스는 바티칸시국의 미사에 준해 더 강화되지 않는다. 절대 과잉 방호가 아니다. 안전과 경호 그리고 시민들에게 벌어질 수 있는 불상사를 대비한 수준이다."


오는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서울광화문광장 시복 미사와 관련, 행사장 일대에 길이 4.5km, 높이 0.9m의 방호벽이 설치된다. 6일 교황방한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시복미사에 참석하는 인원은 행사장에만 17만여명, 자원봉사자가 5000여명에 이른다.

그러나 실제 참석 인원은 행사장 밖 광화문 인근 청계천변이나 주변 도로에도 신자들이 몰려 30만여명 이상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경찰은 행사장 주변을 방호벽으로 감싸고 곳곳에 문형 금속탐지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총기나 흉기 등이 몰래 반입돼 벌어질 불상사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에 과잉 방호 논란이 일자 천주교계가 진화에 나섰다.


허영엽 방준위 대변인은 "이번 광화문 시복 행사로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휴일 오전에 진행하고 또 세계가 주목하는 행사인 만큼 대승적인 차원에서 양해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방호벽이라는 용어 자체가 선정적인 느낌이 들며 안전펜스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허 대변인은 또 "안전펜스 설치는 비티칸에서 진행하는 각종 미사 등에 준해 설치한 것이며 과잉 방호와는 전혀 다르다"고 답변했다. 특히 0.9m 높이로 제단 등 주요 행사장의 모습을 전혀 차단하지 않아 문제 삼지 않기를 바란다는 설명이다.

천주교계는 평소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활 방식에 따라 시복식을 최대한 소박하고 간소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교황은 항상 신자들과 직접 만나 교감하기를 원한다. 이에 따라 교황과 시민의 거리는 최대한 좁힌다. 그런 까닭에 방호벽 논란에 크게 곤혹스런 처지다. 교황청의 주문도 교황과 신자와의 만남에 있다. 방준위(위원장 강우일 주교)는 시복식 행사를 위해 가로 7m, 세로 1.5 m, 높이 0.9m의 제대를 세운다. 광화문을 배경으로 설치하는 제단의 높이는 1.8m로 설치한다.


특히 무대가 낮은 이유는 ‘낮은 곳을 향하는 교황’의 성품을 드러내고 후방에 위치한 광화문을 가리지 않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이미 교황청에서는 제단의 높이를 낮게 설치해 참가자들이 어디서나 교황과 눈을 마주칠 수 있기를 원한다는 뜻을 전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 대변인은 "경호 및 제대, 각종 행사의 주요 사항에 대해 교황청 당국과도 의견을 구해 진행한다"며 "참석자들의 안전 및 불의의 사고에 철저히 대비,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대 뒤로는 주물 제작한 십자가(가로 3.6m, 세로 4.6m)가 8m 단 위에 설치된다. 십자가에는 한국 순교자의 빛나는 영성이 세계에 알려지길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 제대 양 옆을 비롯해 행사장 곳곳에는 LED 전광판 24대를 설치돼 전례에 참석하지 못한 신자들도 교황의 미사 모습을 볼 수 있게 한다. .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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