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기업, 주로 실적 둔화 3년만에 몰락…"남은 기간 신성장동력 찾아 위기 넘자"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진짜 위기는 지금이 아니라 앞으로 3년 후다. 남은 3년 안에 신성장동력을 찾느냐 못찾느냐에 삼성의 미래가 달려 있다."
2분기 IT모바일(IM)부문의 실적 둔화로 조직 전반에 걸쳐 위기감이 높아진 삼성전자가 '노키아 배우기'에 나섰다. 삼성전자에 주어진 향후 3년간의 '골든타임'에 회사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것을 노키아의 사례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집중 교육하며 정신 재무장을 당부하고 있다.
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최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노키아의 실패 사례를 순차적으로 교육중이다.
노키아는 핀란드의 휴대폰 회사로 14년 연속(1998~2011년) 글로벌 휴대폰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전 세계를 호령한 회사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열린 이후 삼성전자, 애플 등에 밀려 몰락하면서 지금은 '깜빡 졸면 죽는다'는 전자업계의 대표 반면교사 사례로 거론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업들의 흥망성쇠 과정을 살펴 보면 일단 실적이 둔화되기 시작한 이후에는 둔화 초반보다 3년 후 급격하게 추락하는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며 "3년 안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지 여부에 따라 기업이 재기 또는 몰락 중 어느 길을 가게 될 지가 판가름 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기업이 노키아다. 삼성전자가 최근 임직원 교육 과정에서 노키아를 거론하며 3년 안에 새로운 먹거리를 찾지 않으면 다 망한다고 집중 교육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노키아는 2008년 연간 휴대폰 판매량 4억6840만대로 역대 최대 신기록을 달성한 직후인 2009년부터 실적이 꺾이기 시작했다. 2009~2011년까지는 실적이 서서히 둔화되다가 3년이 지난 2012년 실적이 급격하게 악화되며 지금은 재기가 불가능한 상태로 몰락했다.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노키아의 매출총이익은 2008년 173억7300만유로에서 2009년 132억6400만유로로 한 차례 꺾였다. 이후 2010년 128억1700만유로, 2011년 113억5900만유로를 기록한 후 3년째인 2012년에는 55억5900만유로로 매출총이익이 급락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2분기부터 실적 둔화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IM부문은 4조4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2012년 2분기 이후 2년만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떨어졌다. 그 여파로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도 7조1900억원으로 2년만에 8조원 이하로 주저앉았다. 전 분기 대비 IM부문은 31%, 전사는 15% 영업이익이 빠지면서 실적 둔화에 접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2010년 출시한 갤럭시S의 성공으로 2012년부터 글로벌 휴대폰, 스마트폰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노키아의 데자뷔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결국 노키아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남은 골든타임 3년동안 스마트폰을 이을 삼성전자의 신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게 최근 조직 전반에 걸쳐 흐르는 절박한 위기 의식의 핵심인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안팎에서 삼성전자 위기론이 번지는 가운데 현재의 상황을 '쇼트텀'이 아니라 '롱텀'으로 바라 볼 필요도 있다"며 "당장의 실적 둔화도 뼈아프지만 앞으로 남은 3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지금의 상황이 삼성전자에 위기가 될 지 기회가 될 지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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