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마이크로맥스에 밀려 휴대전화 점유율 2위
중국 스마트폰 시장서는 샤오미에 덜미 잡혀 1등 내줘
"현지폰 더이상 추격자 아냐"…지역 특색 읽고 소비자 세분화 전략 강화해야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삼성전자의 휴대폰이 올해 2분기 '25억' 중국·인도 시장에서 모두 1위 자리를 현지 제조사에 내줬다. 점점 더 거세지는 토종업체들의 공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소비자 세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5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인도시장에서 현지 업체인 마이크로맥스의 휴대전화 점유율은 16.6%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14.4%를 차지하며 2위로 밀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집계에서 삼성전자가 1위 자리에서 밀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도 시장에서 노키아가 10.9%로 3위, 인도업체인 카본과 라바가 각각 9.5%, 5.6%로 4, 5위를 기록했다.
인도의 스마트폰 출하량에서는 삼성전자가 25.3%로 여전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마이크로맥스가 19.1%로 바짝 추격 중이다. 삼성전자와 현지 업체들의 점유율 격차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삼성전자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2012년 35.1%에서 지난해 26.8%로 약 8%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마이크로맥스와 카본은 같은 기간 9.9%, 3.8%에서 16.2%, 7.8%로 급증했다. 여기에 중국 업체 샤오미도 지난달 15일 대표 스마트폰 '미3'를 25만원 수준에 출시했다. 이에 따라 12억 인도 시장 스마트폰 점유율 전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중국에서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아예 현지 업체에 뺏겼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중국 시장 스마트폰 점유율이 12%에 그치며 14%를 차지한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줬다. 3위는 모토로라를 인수한 레노버가 차지했다. 삼성은 한때 중국에서 점유율 22%를 넘어서는 등 2년 동안 1위를 지켜왔다. 샤오미, 레노버, 화웨이 등 중국 업체의 공세에 사면초가 위기에 몰렸다는 분석이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중국의 신생 스마트폰 기업들이 위협적인 이유'라는 보고서를 통해 샤오미를 필두로 한 중국 2세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급성장한 배경으로 소비자를 세분화하는 '세그먼테이션(segmentation) 전략'을 꼽았다. 샤오미, 비보, 오포 등 중국 2세대 업체들이 카메라, 오디오, 여성 등으로 공략할 시장을 세분화해 맞춤형 마케팅을 펼친 점이 시장에 먹혀들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도 성장성이 큰 중국·인도 시장에서 야금야금 점유율을 올리고 있는 토종 업체들에 위기 느끼고 이번 달 중가 모델인 갤럭시 알파를 글로벌 출시하고, 신흥시장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라인업 확대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인도 중소기업부(MSME)와 손잡고 델리, 첸나이, 콜카타, 뭄바이 등 현지 전역에 걸쳐 '기술 학교릮' 설립하는 등 현지 친화 전략도 추진 중이다.
배은준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중국·인도의 중소기업들이 소비자 세분화 전략을 활용해 성장기반을 구축한다면 1~2개 혁신기업이 등장하는 것 이상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스마트폰 시장을 바라보는 눈을 보다 낮은 곳으로, 보다 작은 움직임으로 옮겨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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