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프로야구 삼성의 안지만(31)은 27일 NC와의 포항 홈경기에서 새 역사를 썼다. 팀이 3-1로 앞선 8회초 다섯 번째 투수로 등판, 권희동(24)을 삼진으로 잡으며 시즌 스무 번째 홀드를 챙겼다. 33년 프로야구 역사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은 3년 연속 20홀드였다. 그는 역대 최소 경기(35경기·종전 2012년 SK 박희수 40경기) 20홀드도 달성했다. 누구도 오르지 못한 두 고지를 한 경기에서 정복했다.
안지만은 국내 오른손 불펜투수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투구를 한다. 시속 150㎞에 이르는 빠른 공을 던지면서 슬라이더, 커브 등을 곁들인다. 올해는 삼성의 필승조에서 뛰며 한현희(21·넥센)와 함께 홀드 공동 선두를 달린다. 그는 “팀에서 내 역할은 홀드다. 선발투수의 승리를 지키면서 마무리에게 역할을 이어주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맡은 바 역할에 충실했던 것이 기록 달성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그가 가장 신경을 쓰는 개인 기록은 홀드와 평균자책점이다. 올 시즌에는 38이닝 동안 열 점을 내줘 평균자책점 2.37을 기록하고 있다. 27일 경기 포함 최근 열한 경기에서는 무실점이다. 가장 최근 실점은 지난달 13일 두산과의 대구 홈경기에서 내줬다. 1.1이닝 2피안타(1피홈런) 2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그 뒤 등판한 경기에서는 제 역할을 다 했다. 안지만은 “최근 경기에서 점수를 안 주고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점”이라고 했다.
안지만은 그 동안 팀의 불펜진이 ‘최강’으로 불린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에는 개인 타이틀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 동안 안지만은 유독 개인 타이틀과 인연이 없었다. 2012년 홀드 부문에서 한현희에 이어 2위에 오른 것이 가장 높이 오른 순위였다. 2005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14홀드와 22홀드를 올렸지만 이 부문 3위에 그쳐 수상에 이르지 못했다. 안지만은 “그 동안 나는 상복이 없는 선수였다”며 “올해는 개인 타이틀에도 꼭 도전하고 싶고 1등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대구상고를 졸업하고 2002년 삼성에 입단한 안지만은 2003년부터 1군에서 뛰었다. 올해 프로 12년차. 불펜에서 첫 20홀드 이상을 이룬 2012년(28홀드) 전까지는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활약했다.
특히 2011년에는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다가 개막 한 달 만에 불펜으로 보직을 바꾸면서도 마흔일곱 경기 11승 5패 17홀드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했다. 올 시즌은 개막 전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오승환(32)을 대신해 마무리를 맡기로 했지만 임창용(38)이 전력에 가세해 불펜으로 돌아왔다.
안지만은 29일부터 열리는 주중 3연전에서 LG를 대구 홈으로 불러들여 경기를 한다. LG는 안지만이 올 시즌 실점을 내주지 않은 세 팀(한화·LG·NC) 가운데 하나다. 유일하게 안타도 맞지 않았다. 네 경기에서 5이닝 동안 열일곱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 4홀드를 챙겼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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