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최근 3년간 생명보험 계약건수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60세 이상의 고령층의 계약건수는 증가세다. 그러나 고령층의 낮은 금융이해력으로 금융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불합리한 관행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자의 특성을 반영한 보험회사의 판매채널 전략과 감독당국의 노력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보험연구원의 '고령층 보험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판매채널의 역할'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생명보험 전체 계약건수는 전년대비 1.2% 감소했지만 60세 이상의 고령층에서는 전년대비 12.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되는 '노후실손의료보험'은 가입연령이 최대 65세에서 75세까지로 확대되는 가운데 이에 맞춘 보험상품도 출시되는 등 고령층 대상 보험상품도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65세 인구 비중은 11.8%로 589만명이지만 2020년 15.7%인 808만명, 2030년 24.3%인 1269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고령층의 보험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희 선임연구원은 "향후 보험시장이 고령층을 중심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여 고령층의 보험에 대한 만족도와 신뢰도가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일본의 경우 고령층에 차별화된 보험모집 지침을 제정ㆍ시행해 고령층의 보험상품에 대한 만족도와 신뢰도를 제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 손해보험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고령층의 이해나 판단력에 따라 쉬운 말로 보험상품을 반복 설명하거나 고객의향을 정확히 파악 후 확인 등을 통해 계층별 차별화된 보험모집 지침을 실시한다.
보험연구원의 '올해 소비자설문조사' 최종세미나 자료에 따르면 60대 이상 계층의 63.6%가 본인의 금융이해력 수준이 낮다고 응답했다.
박 연구원은 "금융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불합리한 관행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령자의 특성을 반영한 보험회사의 판매채널 전략과 감독당국의 노력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고령자 특성을 반영한 별도의 보험모집 지침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다양한 채널에 대한 전반적인 제재만을 가하고 있어 불완전 판매비율을 줄이는 데 한계점이 있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금융당국은 보험 전문지식을 악용해 직ㆍ간접적으로 불완전판매를 부추기는 모집인에 대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며 "모집 관련 법규 전반에 대해 전문적인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는 고령자의 특성에 맞게 일본과 같은 친족 등의 동석이나 보험 모집 시 다수의 대면 기회 등을 모집지침으로 대면 기회를 보다 늘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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