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넉 달 사이 두 번의 참사를 겪은 말레이시아항공 승무원들의 '심리적 트라우마'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3월 MH370편 여객기 실종 사고와 지난주 MH17편 항공기 피격 사건으로 모두 21명의 말레이시아항공 승무원과 6명의 조종사가 목숨을 잃었다. 항공사 승무원들의 입장에서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동료를 잃는 경험을 하는 것은 극히 드물다.
말레이시아항공에서는 3600명 이상의 승무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 중에서는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면서 비행을 거부하는 승무원들도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에 대해 말레이시아항공 측은 심리치료, 방문대화, 이메일 상담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승무원들의 심리적 안정과 사기진작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구호단체인 '머시 말레이시아'의 압둘 마지드 이사는 "많은 승무원들이 4개월 전 발생한 항공기 실종 사고에 따른 충격을 여전히 안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참사로 과거 기억들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항공 승무원들은 동료를 잃은 충격과 함께 향후 고용에 대한 걱정도 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내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말레이시아항공의 최대 주주인 말레이시아 국부펀드 '카자나'가 민영화, 상장철회, 파산 등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고심 중이라고 21일 보도했다.
말레이시아항공이 어떤 길을 선택하든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비용절감을 위해 인원감축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3년간 손실을 낸 말레이시아항공이 최소 2016년까지는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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