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락·손실 눈덩이…부도설도 '솔솔'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넉 달 사이 두 차례 대형 참사를 겪은 말레이시아항공이 민영화에 속도를 낼 듯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말레이시아 국부펀드 '카자나'가 말레이시아항공의 나머지 지분을 헐값으로 매입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설 계획이라고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밝혔다. 카자나는 이미 말레이시아항공 지분 69%를 갖고 있다.
카자나는 말레이시아항공 지분 추가 매입을 다음 달 초순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말레이시아항공은 비용절감·인력감축 등 경쟁력 강화를 뼈대로 한 민영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말레이시아항공의 민영화 과정이 순탄하게 진행될지는 의문이다. 영국 BBC 방송 등 일부 외신은 두 건의 사고로 모두 537명의 인명을 희생시킨 말레이시아항공의 도산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말레이시아항공 주가는 보잉777(MH370편) 여객기 피격 이후 하루 만에 11% 폭락했다. 이로써 말레이시아항공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35%나 빠졌다.
2011년 이후 말레이시아항공의 누적 적자는 45억7000만링깃(약 1조4786억원)에 이른다. 말레이시아항공의 시가총액은 최근 33억링깃까지 줄었다. 2010년 말 시총 69억링깃의 33%에 불과한 셈이다.
여객기 피격 이후 말레이시아항공은 고객이 원할 경우 올해 발권된 항공권 전액을 환불해주겠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추가적인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N머니는 말레이시아항공이 두 번의 사고로 국제법상 희생자들에게 보상해야 할 최소 금액이 1인당 15만달러(약 1억5450만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향후 이어질 유가족들의 손해배상 소송은 별개다.
말레이시아항공은 올해 1분기에만 3억5000만링깃의 현금 손실을 기록했다. 현재 말레이시아항공이 손에 쥔 현금은 겨우 32억링깃이다.
말레이시아 홍릉은행의 한 애널리스트는 "말레이시아항공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자금수혈이 절실하다"면서 "민영화 성공 여부가 말레이시아항공의 회생 여부를 판가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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