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18번홀 벙커서 발로 모래 다져 '라이 개선', 파가 순식간에 더블보기로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1타 차 선두에서 '2벌타', 오히려 1타 차 공동 2위로.
안선주(27)가 13일 새벽(한국시간) 잉글랜드 사우스포트 로열버크데일골프장(파72ㆍ6458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올 시즌 세번째 메이저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300만 달러) 3라운드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라이 개선'으로 2벌타를 받는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버디 4개(보기 1개)를 솎아내며 이날만 3언더파, 1타 차 선두(5언더파)를 질주하던 안선주에게는 당연히 치명타가 됐다. 파가 졸지에 더블보기로 바뀌면서 1타 차 공동 2위(3언더파 141타)로 밀려났다. 벙커 플레이가 문제가 됐다. "스탠스를 잡는 과정에서 발로 모래를 다졌다"는 지적이다. 골프규칙 13-3에 "플레이어는 의도적으로 스탠스의 장소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두번째 샷이 그린사이드 벙커 턱에 들어가는 불운이 출발점이 됐다. 왼쪽 발이 높은 상황이었다. 안선주는 "모래가 워낙 부드러워 셋업하면서 많이 흘러내렸는데 규칙 위반 판정이 나왔다"며 "해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현지 중계방송사에서는 그러나 안선주의 샷이 끝나자마자 양쪽 발로 모래를 걷어내고 다지는 듯한 동작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등 명백한 규칙위반임을 입증했다.
안선주가 바로 올 시즌 일본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일찌감치 3승을 수확하며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선수다. 모처럼 외유에 나서, 그것도 메이저대회에서 LPGA투어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가 걸림돌이 생긴 셈이다. 안선주는 "인정하기는 싫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워낙 어려운 코스라 마지막까지 스코어를 지키는데 초점을 맞춰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전략을 소개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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