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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혈 치료 호르몬, 고산병 예방에도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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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혈 치료 호르몬, 고산병 예방에도 효과"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김순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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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국내 연구진이 만성신장병 환자에 쓰는 빈혈치료용 조혈호르몬이 고산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세계 처음으로 증명했다.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김순배 교수팀은 산소가 부족한 고산지대에 가기 전 혈액 속 산소 탱크인 헤모글로빈(혈색소)의 수치를 높여주는 조혈(造血)호르몬을 주입하면 고산병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임상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고산 지대에 가기 전 4번 정도 조혈호르몬 주사를 맞고 등산을 하면 ‘하산이 필요할 정도의 심각한 고산병 발생’이 3분의1로 줄어들고, 두통, 구토 등의 가벼운 고산병 지수 또한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산소가 부족한 해발 2000m가 넘는 고산 지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 몸 안에서는 저산소 자극이 시작되는데 약 3~4주 정도의 시간이 지나야 헤모글로빈이 증가한다. 하지만 등산객들 대부분이 이런 적응기간을 거치지 않고 바로 높은 산에 오르면서 두통, 구토, 현기증, 무력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고산병에 시달리게 된다.

김순배 교수팀은 일반 등산객들을 대상으로 조혈호르몬의 고산병 예방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해 초 해발 4130m 네팔 안나푸르나로 등산을 떠날 지원자를 모집했다.


총 39명의 지원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20명에게는 네팔로 떠나기 4주 전부터 일주일 간격으로 네 번 조혈호르몬을 주입했고 나머지 19명은 호르몬 주사를 맞지 않고 네팔로 떠났다.


주사를 맞기 전 20명 지원자들의 평균 헤모글로빈 수치는 13.7g/dL(그람퍼데시리터) 였지만 4번의 조혈호르몬 주사를 맞은 후에는 15.4g/dL 로 올라 있었다. 조혈호르몬 주사를 맞지 않은 지원자들의 평균 헤모글로빈 수치는 14g/dL 였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도착 후 지원자 39명의 상태를 체크한 결과, 두통, 구토, 피로감, 어지럼증, 수면장애 등을 증상별로 체크하는 국제 통용 고산병 지수(가장 심한 경우 15점)가 조혈호르몬을 맞은 그룹에서는 평균 2.9점이었던 반면 주사를 맞지 않은 그룹은 평균 5.9점으로 주사를 맞은 그룹의 고산병 지수가 절반 정도 낮았다.


특히 고산병 정도가 심해 ‘급히 하산이 필요한 기준’에 해당되는 지원자는 조혈호르몬을 미리 맞고 혈색소를 올린 그룹에서는 단 3명이었지만 주사를 맞지 않은 그룹은 무려 절반이 넘는 10명이 이러한 기준에 해당됐다.


(정신이 혼미해지는 등의) 뇌부종 증상, (호흡곤란 및 맥박 상승 등의) 폐부종 증상, 국제 통용 고산병 지수 8점 이상 등 이 세 가지 중 하나만 나타나도 ‘급히 하산이 필요한 기준’ 에 해당된다.


또한 조혈호르몬 주사를 맞은 지원자 20명 중 단 한 명도 고혈압과 같은 호르몬 주사로 인한 부작용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조혈호르몬은 신장에서 분비되어 혈색소를 올리는 호르몬으로 만성신부전 환자의 빈혈치료에 쓰이며 근육량을 늘리고 운동능력을 향상시키므로 운동선수에서는 사용이 금지되는 약이지만, 일반인은 규제 대상이 아니다.


김순배 교수는 “지금까지는 이뇨제나 스테로이드 등으로 고산병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에 그쳤지만, 이번 연구는 조혈호르몬이 고산병 예방에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임을 입증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고산지방으로 해외 원정 여행과 등반이 늘어나면서 고산병에 대한 인식이 있더라도 예방법을 몰라 고생하는 등산객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고지대로 여행이나 등산을 갈 예정이 있는 등산객은 급하게 고산에 오르는 것을 피하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 안전한 산행이 이뤄져야 한다” 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SCI 학술지인 영문판 대한의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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