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신흥국 모임인 '브릭스'(BRICs) 국가들이 회원국들의 경제개발 프로젝트 등을 지원하기 위한 브릭스 개발은행 설립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오는 14~16일 브라질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은행 설립 협정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도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개발은행 설립에 관한 협정 서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 회원국이 참여하는 합작 개발은행 설립 구상은 2년 전 남아공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처음 제기됐으나 이후 출자금 분담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지금까지 미뤄져 왔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앞으로 7년간 회원국들이 똑같은 비율로 출자해 100억 달러의 자본금을 만들기로 했으며, 필요하면 자본금을 400억 달러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중국과 인도가 초기 분담금의 규모 등을 놓고 갈등해 왔었다.
브릭스 회원국들은 유엔 회원국이면 어느 나라든 신설 은행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할 예정이지만 브릭스의 지분은 55% 이상으로 유지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원국들은 브라질 정상회의에서 신설 은행 본부를 어디에 둘지 총재를 누구로 할지 등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중국과 인도가 은행 본부를 유치를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회원국들의 국내 승인 절차가 예정대로 끝나면 은행은 내년부터 업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 브라질 외교부의 주제아우프레두 그라사 리마 정무차관은 "브릭스 개발은행 설립은 변화를 거부하는 국제통화 기금(IMF)에 대한 답변"이라고 밝혔다.
신흥국들은 서방 선진국이 주도하는 IMF의 변화를 줄기차게 요구해왔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리마 차관은 "브릭스 개발은행 설립이 IMF나 세계은행(WB)의 역할을 대신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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