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동부그룹의 제조 계열사 주축인 동부제철이 채권단에 넘어가면서 다른 제조 계열사들의 운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5일 금융권과 업계에 따르면 동부그룹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포스코의 동부 자산 패키지 인수 중단으로 주력 제조사인 동부제철을 자율협약 체제로 전환한다. 자율협약은 채권단이 채무 재조정, 감자 등을 통해 부실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산은은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 패키지 매각을 통해 8000억~1조원을 마련해 숨이 꺼져가는 동부제철을 살리려고 했다.
그러나 유일한 인수 대상자였던 포스코의 중단 선언으로 동부제철의 생존이 묘연해지면서 채권단 손에 넘어가게 됐다.
이런 맥락에서 동부건설, 동부대우전자, 동부하이텍 등 다른 제조 계열사들도 순차적으로 비슷한 운명에 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동부그룹은 사실상 동부화재 등 금융계열사만 남게 된다는 것이다. 동부제철의 경우 처럼 매각 작업이 순탄하게 전개되지 않을 경우 금융 계열사를 제외한 제조 계열사들의 자율협약이 불가피하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실제 동부제철 인천공장, 동부발전 당진,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동부팜한농 유휴부지 등이 매각 작업 진행 중이나 아직 결실을 맺지 못했다.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 당진 패키지 매각은 실패했다. 동부하이텍은 잠재 인수 대상자들에게 투자 안내서가 발송된 상태이며, 동부메탈 등 나머지 물건은 인수자를 물색 중이다.
이제 겨우 숨통이 트인 동부대우전자의 미래도 불투명해졌다. 이 회사는 지난 10여년 동안 주인이 바뀌고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3월 동부 품에 안겼다.
반면,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경영권 유지를 위해 금융 계열사를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 김 회장은 금융사인 동부화재를 통해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동부화재는 동부증권(19.9%), 동부생명(92.9%) 등의 지분을 보유하며 사실상 금융지주회사의 성격을 갖고 있다. 김 회장 일가의 동부화재 지분율은 31.33%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의 추가 지원과 제조 계열사들의 매각 작업이 순탄치 않을 경우 제조 계열사들은 채권단에 넘어갈 것으로 우려된다”며 “채권단의 추가 담보 압박이 이어질 경우 금융 계열사 지분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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