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동부제철의 자율협약으로 개인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서며 동부그룹 회사채 가격이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동부그룹의 경우 유동성이 좋지 않다는 것을 시장에서 인지한 상태라 전체 회사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업황이 안 좋은 건설·철강·조선·해운업종에 속한 A등급 회사채의 투자심리는 더 악화될 것으로 봤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동부제철 172호 채권 거래가격은 1만150원에서 9200원으로 9.36% 급락했다. 만기는 다음달 5일로 가격이 떨어지며 연 수익률은 17.931%에서 363.280%로 폭등했다. 거래량은 급증하며 장내 채권시장에서만 10억1900만원어치가 거래됐다. 동부제철 173호 연 수익률도 12.133%에서 71.322%로, 동부제철 188호 연 수익률도 8.13%에서 12.39%로 각각 상승했다.
다른 동부 계열사 회사채들의 가격도 하락했다. 동부건설 257호 가격은 19.68%, 동부CNI 141호는 15.00% 떨어졌다.
동부제철과 동부그룹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투매(투기적 매도)에 동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동부제철 발행 회사채와 일부 CP 투자자는 모두 1만1724명(3205억원)이다. 이 중 개인투자자는 1만1408명(2775억원)으로 전체의 97.3%에 달한다.
업계는 단기적으로 회사채 투자심리가 악화될 수는 있겠지만 전체 회사채 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의 회사채 담당 연구원은 "동부그룹의 경우 이미 유동성이 악화됐다는 것을 인지했기 때문에 웅진사태처럼 큰 충격파는 없을 것"이라며 "동부그룹의 경우 정상적인 발행이 아니라 채권단이 신속인수제로 절반 이상을 지원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구원은 "비우량 회사채 발행량이 많지 않고 우량 회사채의 경우 수급으로 인해 악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A등급 이하의 건설·철강·조선·해운업종의 회사채의 경우 투자심리가 더 나빠지며 회사채 가격이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A등급 회사채 중 그동안 스프레드가 벌어져 있던 것들은 불안감이 커지며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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