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비아 모델 출신 모리시타 치사토
10선 중진 아즈미 준 제압 '대이변'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그라비아 아이돌 출신 정치인이 30년 가까이 지역을 지켜온 중진 의원을 꺾는 이변이 연출됐다.
1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2000년대 그라비아 모델로 활동했던 모리시타 치사토(45)는 지난 8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미야기현 4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총 1만6411표(56.75%)를 얻어 2위인 중도개혁연합 아즈미 준 후보(1만78표)를 6333표 차로 따돌리며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아즈미는 전 재무상 출신으로 1996년 첫 당선 이후 약 30년간 이 지역에서만 10차례 이상 당선된 대표적 중진 정치인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결과를 두고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라며 선거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로 평가했다.
그라비아 모델에서 정치인으로
모리시타는 2001년 그라비아 모델로 데뷔해 가수와 배우 등으로 활동하며 일본 연예계에서 최정상급 인기를 누렸다. 그라비아는 미소녀의 비키니나 세미 누드를 찍은 사진집을 가리킨다. 이후 2019년 연예계를 떠난 그는 기업 근무 등을 거쳐 정계에 입문했다.
정치 활동을 시작하며 그는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로 거주지를 옮겼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봉사활동을 계기로 지역과 인연을 맺은 것이 계기가 됐다.
2021년 중의원 선거에서 처음 도전했지만 아즈미에게 패배했고, 2024년에는 비례대표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환경대신정무관을 맡으며 정치 경험을 쌓았고 이번 선거에서 마침내 지역구 당선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5년간 거리 인사 통했다
이번 승리의 배경으로는 지역 밀착형 선거 전략이 꼽힌다. 모리시타는 지난 5년간 매일같이 거리에서 유권자들에게 인사하는 이른바 '츠지다치' 활동을 이어왔다.
당선 다음 날에도 그는 이시노마키 시내 교차로에 서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눈이 내리는 추운 날씨 속에서도 이어진 이러한 꾸준한 활동은 지역 유권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모리시타는 거리 인사를 몇 번이나 했느냐는 질문에 "세어두지 않은 것이 아쉬울 정도로 셀 수 없다"며 웃기도 했다. 현지에서는 그를 '츠지다치 퀸'이라 부르며 꾸준한 현장 행보를 높이 평가해왔다.
다카이치 '아이돌급 인기'도 영향
이번 선거에서는 집권 자민당의 강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자민당은 이번 총선에서 316석을 확보하며 압승을 거뒀고, 단독으로 개헌선인 3분의 2 의석을 넘겼다.
반면 입헌민주당과 공명당이 결성한 중도개혁연합은 대패했다. 아즈미를 비롯해 다수의 거물급 정치인이 의석을 잃으며 정치 지형이 크게 흔들렸다.
모리시타는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 출범 당시 환경대신정무관으로 발탁될 만큼 총리와 가까운 인물로 평가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선거 전 "당장 중용해도 손색없는 인재"라며 공개적으로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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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시타 측 관계자는 "아즈미 의원의 기반이 워낙 단단해서 솔직히 따라잡았다는 실감이 없었다. 정말 힘든 선거였다"면서도 "현 정권이 출범한 이후 유리한 흐름을 느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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