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수술 후 복귀전 1차 목표는 실전 샷 감각 조율, 한국은 최경주가 '선봉장'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지구촌 골프계가 술렁이고 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귀환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허리수술 이후 재활에 전념한 뒤 무려 12주 만의 등판이다. 27일 밤(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 콩그레셔널골프장(파71ㆍ7569야드)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퀴큰론스내셔널(총상금 650만 달러)이 복귀 무대다.
이 대회가 바로 2007년 우즈가 직접 창설한 대회다. AT&T가 후원하다가 올해는 미국의 대부업체 퀴큰 론스라는 새로운 스폰서를 맞았다. 대부업체답게 갤러리 경품으로 100만 달러(10억2000만원)의 현금을 내걸어 화제다. 선수들이 10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하면 인터넷 등록자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곧바로 100만 달러를 준다. 홀인원이 나오지 않으면 다음 대회로 연장된다.
우즈로서는 물론 경기력 테스트가 우선이다. 올 시즌 첫 등판한 1월 파머스인슈어런스에서의 타이틀방어부터 '적신호'가 켜졌다. 3라운드에서 '2차 컷 오프', 이른바 MDF에 걸려 일찌감치 짐을 꾸렸다. 3월 초 혼다클래식에서는 허리 부상이 도져 기권했고, 1주일 뒤 캐딜락챔피언십에서는 최종 4라운드에서 6오버파의 난조로 공동 25위로 추락하는 망신을 당했다.
결국 3월31일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까지 날아가 현미해부술 방식으로 허리 수술을 받았다. 신경근과 척수를 누르고 있는 튀어나온 추 간판(허리 디스크)을 제거하는 과정도 포함됐다. 집도를 맡은 찰스 리치 신경외과 전문의는 "여름에는 투어에 복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우즈 역시 "재활은 성공적이었고,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라며 "대회 출전이 흥분된다"는 소감을 곁들였다.
투어에 등판할 정도로 몸 상태가 완성됐고, 이번 대회에서는 실전 샷 감각을 조율하겠다는 의미다. 전문가들 역시 우즈가 풀 스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에 비추어 우승 경쟁보다는 회복 정도를 가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09년과 2012년 우승 경험이 있어 일단 코스와는 찰떡궁합이다. PGA투어 관계자들은 당연히 우즈의 선전을 고대하고 있다. 가장 강력한 '흥행카드'의 부활을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랭킹 6위 제이슨 데이(호주)와 9위 조던 스피스(미국), 10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등이 우승후보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팬들에게는 '탱크' 최경주(44ㆍSK텔레콤)가 우승후보 13위에 올랐다는 대목이 반갑다. 지난주 트래블러스 공동 2위로 실제 부진에서 벗어난 상태다. 이 대회는 더욱이 2007년 초대 챔프(AT&T내셔널), 2011년 준우승 등 남다른 인연이 있다.
한국은 '취리히클래식 챔프' 노승열(23ㆍ나이키골프)과 배상문(28ㆍ캘러웨이), 이동환(27ㆍCJ오쇼핑), 위창수(42), 양용은(42ㆍKB금융그룹) 등이 융단폭격을 준비하고 있다. 이동환은 특히 지난해 공동 3위, 위창수는 7위에 올랐던 달콤한 기억이 있다. 양용은은 5개 대회 연속 '컷 오프'라는 슬럼프부터 벗어나야 할 처지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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