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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중의 을'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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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많은 '특수상권'서 불법 다단계 임대차계약 피해자 양산…투자 주의해야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커피 프랜차이즈 B사는 L백화점에 매출액의 20%를 월세 명목으로 지불하는 조건에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이후 B사는 월세로 매출액의 28%, 로열티로 3%를 지급받는 조건으로 A씨와 계약을 맺고 점포를 내줬다. 이때는 주변에 S, T, P 등의 커피전문점이 입점돼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상태였다. B사는 이런 사실을 숨긴 것은 물론, 최고 성수기를 기준으로 매출액을 부풀려 권리금 2억원까지 내도록 했다. 그런데 백화점은 A씨가 입점한지 정확히 7개월만에 매장철수를 요구했다. 커피전문점 대신 다른 매장을 입점시키려는 백화점의 속내를 간파하긴 했지만 A씨는 불법 전대차라는 규정 때문에 권리금을 날리고 마이너스 수익을 안은 채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다.

백화점이나 지하철 역사 등에 들어선 프랜차이즈의 가맹점주가 불법 다단계 임대차 계약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백화점 등 건물주와 직접 임대차 계약을 하고 가맹점주는 재임대 받는 방식이 활용되고 있어서다. 이렇게 재임차를 하게 되면 가맹점주는 임대차 계약의 주체로 인정받지 못한다. 재산권을 보호받을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높은 수익률이 보장되는 백화점 등 특수상권에서 실질적 임차인인 가맹점주들이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는 임대차 계약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갑을관계'가 명확한 프랜차이즈업종에서 주로 횡행한다. 본사 앞에서는 무력한 존재가 되고 마는 가맹점주들이 상점 임대차 계약에서마저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다단계 임대차는 보통 프랜차이즈 본사나 1차 투자자 등이 백화점, 쇼핑몰, 영화관, 지하철역 등 건물주와 직접 계약을 한 후 실제 가게를 운영하는 가맹점주에게 재임차해주는 구조다. 손님들이 많이 몰려드는 특수상권이라는 점을 내세워 이런 식으로 임대차 계약을 하게 된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건물 주인인 백화점 등이 관리상의 편의를 이유로 법인인 본사와 계약을 선호하며 이런 다단계 임대차를 부채질하고 있다. 일반 개인자격으로 이런 특수상권에서 가게를 내기가 거의 힘들다는 점을 이용해 건물주와 프랜차이즈 본사의 뜻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이렇게 되면 본사는 특수상권이라는 점을 미끼로 권리금, 로열티, 시설비 등 외에 월세까지 받아 챙기게 된다. 가맹점주들은 사업자등록도 하지 못한 채 '숨은 사업자' 처지가 될 수밖에 없다.


또 본사는 암암리에 중간관리자를 두는데 이들을 연결해주는 창구는 일반적으로 창업 컨설팅 회사다. 이런 회사들이 블로그 등을 통해 '00역 지하상가 액세서리 매장 급매' 등의 광고를 통해 본사와 점주간의 거래를 주선한다.


문제는 백화점이나 서울메트로와 프랜차이즈 본사간 계약서에 제3자에게 전대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는 점. 이 조항을 어기면 건물주는 임대차 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다. 가맹점주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중간관리자를 내세워 이 조항 위반을 근거로 계약해지를 요구할 때 어떤 법적 보호도 받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본사나 창업 컨설팅 회사를 상대로 채권을 주장하거나 소송을 진행하는 방법이 있지만 정상적인 전대차 계약상의 보증금 대신 높은 월세와 권리금만 내고 들어간 탓에 이 또한 제대로 돌려 받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부동산투자자문회사 리얼티코리아 한 관계자는 "전대방식의 투자는 업계의 오래된 관행이고 특수상권에서는 80~90%가 이런 방식으로 운용된다"면서 "무턱대고 유명 프랜차이즈 가맹점 투자에 뛰어들 경우 곤란하게 될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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