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내판매 6.1% 늘어…기아차 국내판매는 역주행
한국GM·르노삼성·쌍용차 올해 목표치 달성 불투명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한 해의 절반 가까이가 지난 가운데 현대기아자동차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업체의 올해 목표달성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지난해에 비해 판매가 다소 늘었지만 당초 목표치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체별 명암은 신차(新車)효과에 따른 것으로 일부 업체는 하반기 내놓을 신차에 기대를 걸고 있다.
18일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외 판매량을 보면, 현대차는 1~5월간 국내에서 28만6519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1% 정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수출을 포함한 해외판매 역시 호조를 보여 같은 기간 전년대비 4.8% 늘어난 179만6143대를 팔았다.
현대차의 계절조정 연간 자동차판매전망치(SAAR)를 따져보면 국내에서 올 연말께 69만대 가까이 판매돼 올해 초 목표로 했던 68만2000대 수준을 넘길 수 있을 전망이다. 해외시장에서도 43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연간 목표치(421만8000대)를 채울 것으로 전망된다.
SAAR는 휴일 등 계절적 요인을 제거하고 최근까지 집계된 자동차 판매대수를 토대로 연간 판매 대수를 추산하는 것으로, 현 추세를 이어간다면 올해는 국산 5개 완성차업체의 내수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2.6%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완성차 내수판매가 140만대를 넘어서는 건 2012년 이후 2년 만이다.
기아차는 올 들어 5월까지 18만3262대를 판매, 내수시장에서 국내 완성차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다. SAAR를 따져보면 44만대가 채 안 돼 연간 내수 목표치(48만대)를 달성하기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다만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호조를 보여 전체 목표달성은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기아차는 지난달까지 해외에서 111만8567대를 팔았는데 현 추세라면 268만대 이상을 판매, 목표치를 20만대 이상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GM은 구체적인 판매 목표치를 공표하지 않고 내수시장 점유율 10%(수입차 포함)를 목표로 내걸었다. 현재까지 내수 누적판매량은 5만9826대로 연말이면 14만대 정도 판매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연간 국산차 판매량이 140만대, 수입차가 18만대 정도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GM이 내수에서 10%를 채우긴 빠듯한 상황이다.
르노삼성자동차와 쌍용자동차는 올해 1~5월에 국내에서 각각 2만8462대, 2만8078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자릿수 이상 늘었다. 전체 완성차업체 가운데 증가율은 1, 2위지만 역시나 목표로 내걸었던 수준을 달성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르노삼성은 올해 초 국내에서 8만대 이상을 팔겠다고 했으나 SAAR는 6만8309대 수준에 그쳤으며, 지난 4월 연간 판매목표치를 6만9000대로 하향조정했던 쌍용차 역시 연말께 6만7387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은 내수 목표달성보다 수출물량 확보가 더 문제다. 두 회사 모두 본사 차원에서 글로벌 생산판매계획을 조정하면서 올해 들어 수출이 각각 21.8%, 19.6% 급감했다. GM 본사가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키로 하면서 현지 수출 상당물량을 맡고 있던 한국GM은 여전히 대체시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르노삼성 역시 하반기 북미수출차종 일부를 생산키로 했지만 여전히 공장가동률을 끌어올릴 여지가 많다.
쌍용차는 하반기에도 마땅히 투입할 만한 신차가 없는 점이 시장확대에 걸림돌이다. 현재 개발을 마친 소형 SUV 차종은 내년 초께 공개돼 판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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