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w! Brazil, 월드컵토피아 그 현장 - 현대차 현지공장
[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
【삐라시까바(브라질)=조영신기자】
브라질 경제 수도 상파울루 시내에서 북서쪽으로 승용차로 2시간 가량을 달리자 반가운 영문 글자가 보인다. 'HYUNDAI'다.
한국에서 출발, 현대자동차 브라질공장(HMB)까지 도착하는데 30시간 가량이 소요됐다.
현대차 브라질공장이 설립된 곳이 과거 어떤 곳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을 만큼 공장 주변은 온통 사탕수수밭이다.
현대차 브라질 공장이 들어선 곳은 상파울루주 삐라시까바시다.
지난 2010년10월 착공, 25개월만인 지난 2012년 11월 준공식을 가진 이 공장은 브라질 현지 전략모델인 HB(HYUNDAI BRAZIL) 모델을 생산중이다.
이 공장을 위해 투입된 돈만 무려 7억달러에 달한다. 현대차 브라질공장은 전체 약 139만㎡(약 42만평)의 부지 위에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등의 완성차 생산설비와 부품, 물류창고 및 차량 출하장 등 부대시설을 포함해 총 건평 약 6.9만㎡(약 2만1000평) 규모로 지어졌다.
인구 35만명에 불과한 삐라시까바시가 현대차로 인해 활기를 띄고 있다.
◇남미에 세워진 최첨단 자동차 생산라인 =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현대차 다른 공장에서 볼 수 없는 작은 무인 운반선이 눈에 띈다. 현대차가 해외 공장 최초로 도입한 '원-키트(One-Kit)'다. 기존 공장은 다종 및 대량 부품을 라인 옆에 적재하는 파렛트 공급방식을 도입하고 있지만 브라질공장은 차량 한 대 제작에 필요한 부품만을 담은 키트가 제작중인 차량과 함께 라인을 타고 이동하는 독특한 방식이 도입됐다. 원-키트에는 200개의 부품이 담겨 작업자에게 자동으로 운반된다.
이영택 현대차 브라질공장장(상무)은 "원-키트 방식은 부품 적재로 인한 공간 부족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잘못된 부품 결합의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혁신적인 물류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작업자의 작은 실수도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는 소리다.
에우제니우 쌔사레 현대차 브라질 공장 생산담당 이사는 "브라질 공장은 안전과 인체공학, 품질 생산량 등 모두 4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설계된 최첨단 공장"이라며 "현대차가 빠른 속도로 브라질에서 자리를 잡은 것도 이같은 인간중심 경영철학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실제 이 공장의 차체 공정은 100% 자동화율을 자랑한다. 116대에 달하는 로봇에 의해 차체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근로자의 노동 강도가 세계 어떤 공장보다 낮다는 것이다.
◇풀 가동중인 HMB = 현대차 브라질 공장은 당초 연간 15만대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2012년 11월 완공됐다.
하지만 현재는 편성효율을 94%까지 올려 연간 18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말그대로 24시간 풀 가동중이다.
현대차 브라질 공장이 3교대 풀 가동중이라는 것은 그만큼 현대차가 만든 현지 전략모델인 HB모델이 잘팔린다는 소리다.
지난해 현대차 브라질 현지 판매는 모두 21만2900대다. 전년인 2012년 10만8351대에 비해 2배 가량 늘었다.
지난해 판매를 이끈 차량은 HB20 해치백형이다. 모두 11만7000대가 브라질 현지에서 판매됐다. 이어 HB20s 세단형(4만대), HB20x 크로스오버형(1만대) 등의 순이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의 브라질 시장점유율은 피아트와 폭스바겐, GM, 포드, 르노에 이어 6위다.
올해는 지난 4월까지 모두 7만312대가 판매됐다. 시장 점유율은 6.7%로, 브라질 '빅4(포드, GM, 폭스바겐, 피아트)'에 이어 5위다.
이같은 추세라면 연간 생산량 최고치인 18만대로도 부족한 상황이다.
GM에서 28년간 일했다는 에우제니우 쌔사레 현대차 브라질공장 생산담당 이사는 "현대차는 혁신과 기술력, 경영, 전략 등 모든 것이 체계적이고 최적화된 자동차 생산업체"라며 "현대차는 앞으로 브라질 '빅3' 반열에 오를 것이고, 이는 시간문제"라고 자신했다.
◇판매 세계 4위, 생산 세계 7위 자동차 시장 = 지난해 브라질에서 판매된 자동차는 모두 358만대다. 중국(1869만대)과 미국(1562만대), 일본(490만대)에 이어 세계 4위 시장이다.
브라질 자동차 시장은 2014 브라질 월드컵과 2016 리오 올림픽 이후 매년 연간 3.9%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오는 2020년께 연간 자동차 판매가 450만대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시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리다.
생산기준으로 보면 브라질은 세계 7위 자동차 생산국(지난해 기준)이다. 지난해 브라질 현지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모두 339만대로 중국(2058만대), 미국(1087만대), 일본(903만대), 독일(559만대), 한국(441만대), 인도(366만대)에 이어 세계 7번째 자동차 생산국가다.
잠재적 브라질 자동차 시장을 염두, 중국 체리자동차가 오는 8월 브라질 현지에서 양산에 들어가며 중국 장화이자동차(JAC)도 오는 10월부터 양산 자동차를 선보이다.
독일 업체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우선 BMW가 올 연말 양산을 시작하며 벤츠와 아우디도 내년 양산 준비에 한창이다. 브라질 자동차 생산 규모가 2015년 이후 인도를 앞지를 가능성이 크다.
이용우 현대차 브라질 법인장(전무)은 "브라질 정부가 지난해 공업세를 신설, 수입된 차량에 관세(35%) 이외에 30%의 공업세를 부담시키고 있다"며 "브라질 정부가 고용 및 생산촉진 차원에서 공업세를 신설한 만큼 앞으로 현지 생산된 차가 아니면 브라질 및 남미에서 가격경쟁력을 갖기 어렵다"고 설명했다.ascho@
조영신 기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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