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문화·예술인들을 만나 "예술의 자유로운 영혼이 살아 숨 쉬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50분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에 위치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서울 시민에게 영화를, 시네마테크에는 지원을!'이라는 주제로 열린 '영화인들과의 만남'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박 후보와 영화인들은 시네마테크 지원 및 전용관 마련, 독립영화 및 다양성 영화의 지원방안 등 영화계 오랜 숙원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행사에는 박찬욱(51) 감독 등 김조광수 (49) 청년필름 대표와 배우 겸 감독 유지태(38)씨 등이 참석했다.
시네마테크는 영화(cinema)와 도서관(bibliotheque)의 합성어로, 영화 박물관이나 도서관으로도 불린다. 단순히 영화를 수집하는 것뿐만 아니라 교육적·문화적 목적으로 영화를 상영하는 공간이다. 이날 박 후보가 찾은 서울아트시네마는 현재 서울에 있는 유일한 민간 비영리 시네마테크전용관이다.
이 자리에서 영화인들은 박 후보에게 시네마테크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박 감독은 "(운영비 충당을 위해) 저희가 광고를 찍지 않도록 해 달라. 맥주광고를 찍어서 가판에도 많이 나왔다"고 답했다. 박 후보는 이에 대해 "지난번에도 발표한 것처럼 시네마테크를 서울에 하나 만든다는 계획은 확실히 정리가 됐는데, 그 위치·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피카디리 한 층을 매입하거나, 상암동DMC에 문화행사복합건물 하나 만들기로 했는데 그곳에 설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또 25개 자치구에 산재한 구민회관을 배급망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예술·독립영화는 상영관이 부족하다. 시와 산하기관들의 공간이 크니 배급망으로 연결할 수 있다"며 "구체적으로 협력을 해 드릴 테니 상영할 수 있는 영화관을 확인해 네트워크로 묶어내면 돈들이지 않고도 배급망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박 후보의 '이색 패션'이 시선을 끌었다. 그는 이날 청색 데님 재킷과 면바지, 그리고 성수동 수제화거리에서 10만원을 주고 구매했다는 구두를 신고 있었다. 박 후보는 기자들에게 "저도 (예술인들처럼) 자유롭고 싶어서 옷 편하게 입고 왔다"며 "여러분이 보기에도 예술인처럼 보이냐"고 물어 좌중의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또 "재래시장, 골목상권이 '핸드메이드'로 가면 그게 다 예술일 수 있다"며 "서울시가 이렇게 바뀌어가야 세계적으로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경제도 소득도 높아지는 그런 시대가 되지 70년대 방식으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려면 예술인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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