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6·4지방선거 서울시교육감 후보들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고승덕 후보가 '전교조 발언'과 '자녀 영주권 문제' 등으로 잇따라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논란은 조광작 목사가 지난 20일 세월호 참사로 숨진 학생들에 대해 "가난한 집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불국사로 가지, 왜 배를 타고 제주도로 가다 이런 사단이 빚어졌는지 모르겠다"고 발언해 큰 물의를 빚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임원회의 자리에 고 후보가 있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그 자리에서 고 후보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해 "당선되면, 무슨 수를 쓰든 조처할 계획"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큰 파장이 일었다. 전교조는 곧바로 "전교조를 선거에 악용하기 위한 각종 허위비방에 단호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고 후보 측은 처음에는 "그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으나 이 말은 곧 거짓말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기총 임원회의 때 찍은 사진이 공개돼 비난이 거세지자 해명자료를 내고 "회의가 끝난 뒤 회의장에 들어갔고, 한기총의 한 인사가 '전교조 좀 제대로 해봐요'라고 해서 '네'라고 대답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전교조가 좌편향적인 교육을 하고 정치에 관해 집단행동을 하는 부분이 잘못돼 바로잡으려 한다는 뜻이었다"고 재차 해명했다.
그러나 고 후보의 이 같은 해명은 사흘 후인 23일 열린 합동 TV토론회에서 또다시 앞뒤가 맞지 않는 모습을 드러냈다. 문용린 후보가 진보진영 단일 후보인 조희연 후보에게 "조 후보는 전교조와 동일한 주장을 하는데, 아이들에게 이념을 강제로 주입하면 안 된다"고 말하자, 고 후보는 "선거 때만 되면 전교조를 공격하고 선거가 끝나면 찾아가 사과한다. 어설픈 이념보다는 교육은 교육답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문 후보의 '색깔론'을 겨냥했다. 앞서 '전교조를 바로잡겠다'고 말해 놓고 문 후보에 대해서는 '전교조를 공격하지 말라'는 논리를 펼친 것이다.
고 후보는 25일 두 자녀의 미국 영주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조희연 후보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고승덕 후보가 두 자녀를 미국에서 교육시켜 미국 영주권을 보유하고 있고 고 후보 자신 또한 미국에서 근무할 때 영주권을 보유했다는 제보가 있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고 후보는 '조희연 후보님께 드리는 편지'라는 글을 배포해 "(미국에서) 2년간 일한 로펌에서 영주권을 취득하라는 권유를 받았지만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두 자녀에 대해서는 "미국 유학 시절 태어나 시민권을 보유하고 있다"며 "전처와 결별하면서 아이들을 엄마가 양육하게 돼 미국으로 떠나보내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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