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은석 기자] "충격이다"
정의화 새누리당 의원이 23일 예상보다 큰 표차로 제19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에 선출되자 의원들은 놀랐다.
투표결과 총 투표수 146표 중 정 의원은 101표, 황우여 의원은 46표였다.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지 9일 만에 치러진 당내 선거에서 황 의원이 더블 스코어 이상 차이로 패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 여파와 6·4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에서 친박근혜계 타이틀을 달고 나선 후보들이 탈락하며 주류 친박 진영이 위축된 것은 사실이나 의원들만 대상으로 한 투표에서 조차 주류가 맥을 못 출 것이란 전망을 한 당내 인사는 극히 드물었다.
당내에선 황 의원의 완패 배경을 두가지로 압축한다. 우선 인천시장 차출 거부가 꼽힌다.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공천 과정에서 당 대표였던 황 의원은 당 안팎으로부터 끊임없이 '인천시장 출마'를 요구받았다. 여당에 불리한 구도에서 치러지는 만큼 인지도가 높고 지역에서 오래 정치를 한 황 의원이 나서야 승산이 있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황 의원은 이를 거부했고 대신 안전행정부 장관을 하던 유정복 의원이 나서야 했다. 이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이 많은 정치적 부담을 떠안아야 했고 친박계 의원들조차 황 의원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당 안팎에서도 "황 의원이 너무 자기 욕심만 채우려 한다"는 얘기가 확산됐다. 한 재선 의원은 이날 "인천시장 출마 거부로 의원들이 많이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국회 선진화법도 주요 변수가 됐다. 당내 의원들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가 바로 '국회 선진화법'이다. 결국 새누리당은 이 법을 손질하기로 결정했는데 황 의원은 이 법안 처리의 선봉에 섰던 당내 대표 인사다. 수도권 한 재선 의원은 "황 의원은 선진화법 처리를 주도했고 정 의원은 반대했던 것도 표심에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며 "지금 초·재선 의원들의 가장 큰 불만이 국회 선진화법"이라고 말했다.
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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