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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담화]"진정성 느껴졌다" vs "책임은 말뿐인 유체이탈 화법"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0초

[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 유제훈 기자]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담화를 지켜본 시민과 네티즌들의 반응은 일정 부분 기대를 보내는 이들도 있었지만 대체로 냉랭한 편이었다. 포털사이트를 통해 중계된 대국민담화를 지켜본 네티즌은 실시간으로 쏟아낸 댓글을 통해 담화의 내용과 형식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이른바 '유체이탈' 화법에 대한 비판부터 이어졌다. 박 대통령은 이번 담화문 서두에서 "이번 사고에 대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고 밝혔으나 네티즌들은 "진정한 책임자로서의 태도라기보다는 관련자 엄벌만을 강조함으로써 자신은 개혁 대상이 아니라는 인식을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한 네티즌은 "개혁해야 할 첫 번째는 자기 자신인데 '청해진 해운 비리' '선장 살인죄' 얘기 또 나오네요…외국 언론 보기 창피합니다"라고 말했다. "본인이 최종책임자라면서 아랫사람들에게 벌을 주고 자신은 그저 근심으로 밤을 지새웠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 "책임이 본인에게 있다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해경 잘못, 청해진 잘못 말하며 처벌하겠다는 건 뭐냐. 선박안전 규제를 풀어서 참사를 만든 게 누군데…"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번 담화문의 '초강수'로 마련한 것으로 보이는 '해경 해체'와 관련한 논란도 이어졌다. 아이디 acc****의 네티즌은 "해결방안이 해경 해체라니…더 보강해도 모자랄 판에…"라고 꼬집었으며 또 다른 네티즌은 "이건 무슨 장염 걸려서 고생을 죽도록 했으니 다음부터 안 그러게 장을 도려내야겠다는 논리 아니냐"라고 일갈했다. "해체하면 뭐하냐. 소속만 변경돼 옮겨가는 것일 뿐"이라는 냉소적인 반응도 많았다. "해경이 잘못했으니 해경을 해체한다면 대통령 책임이라면 어떻게 해야겠는가"라고 반문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바로 전날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추모집회에서 시민 115명을 강제 연행한 데 대한 언급은 일절 없이 준비한 담화문을 읽어 내려가는 것을 비판하는 글도 쏟아졌다. "추모집회에서 연행된 시민들 사법처리한다던데…국가개조가 아니라 '국민'개조 아닌가." "200명의 국민을 잡아 가두고 입으로만 하는 사과가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라는 댓글이 이어졌다.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는 방식의 담화문 발표에 대한 비판도 잇따랐다. 아이디 rok****의 네티즌은 "담화 발표하고 바로 휑~하니 UAE(아랍에미리트)로 출타…본인 할 말만 하지 말고 질의응답을 통해 국민이 뭘 원하는지 귀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같은 시간 서울역 대합실에서도 시민들이 TV 앞에 모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비판의 의견을 압도적으로 내비쳤던 네티즌보다는 비교적 의견이 엇갈렸다. 조금 더 지켜봐야겠다는 유보론부터,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 진정성도 있고 충분한 대책이 담겼다는 반응까지 다양했다.


미국에서 살다 한국에 들렀다는 황모(64·여)씨는 "미국에서도 세월호 문제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면서 "외국에 살고 있어서 이번 대책에 대해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쭉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직장인 김신웅(31)씨는 "(박 대통령이 제시한 대책에 관해) 충분한 대책이었다고 보지만, 진정성은 없었다고 본다"면서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과 부합되지 않는 것 같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배경수(57)씨는 "해경을 해체하겠다고 하는 등 충분한 해결책을 내놓은 것 같다"면서 "무엇보다 진정성이 느껴지는 점이 좋았다. 우리나라에선 너무 모든 문제에 있어 대통령을 탓하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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