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세월호 침몰 직전 “아이들을 구해야 한다”는 마직막 말을 부인에게 남기고 배와 함께 운명을 같이 한 양대홍(45) 사무장의 영결식이 18일 엄수됐다.
인천시 남동구 길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진 영결식은 유족과 지인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진행됐다. 유족들은 영결식 내내 고인의 이름을 부르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장례식장을 떠난 운구차량은 생전에 고인이 살던 인천시 서구 가좌동 자택을 들렀다. 유족들은 간단히 노제를 지내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시신은 인천 부평승화원에서 화장된 뒤 봉안당에 안치됐다.
유족들은 평소 검소하게 살아온 양 사무장의 뜻을 이어 이날 장례식도 최대한 검소하게 치렀으며 부의금도 정중히 거절했다.
양 사무장의 시신은 세월호 참사 한 달여만인 지난 15일 전남 진도 사고 해역에서 수습됐다.
양 사무장은 지난달 16일 세월호가 거의 90도로 기울어진 긴박한 상황에서 부인에게 휴대전화를 걸어 “수협 통장에 돈이 좀 있으니 큰 아들 학비 내라. 지금 아이들 구하러 가야 한다”고 말한 뒤 동료와 승객 구조를 위해 배 안으로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에서 아르바이트 한 송모(19)씨는 “사무장님이 싱크대를 밟고 창문을 열어주며 ‘빨리 나가라’고 해 나왔다”고 당시 긴급한 상황을 전했다. 조리 담당 김모씨도 양 사무장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다.
고인은 세월호 고위 승무원 가운데 유일하게 탈출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승객 구조를 위해 배를 지키다가 끝내 목숨을 잃었다. 고인의 이같은 희생정신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는 ‘잊어선 안 될 세월호 의인’이라며 의사자로 선정해야 한다는 지지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과련 인천시 서구는 다음 주께 양 사무장에 대한 의사자 선정을 보건복지부에 신청할 계획이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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